증축공사장 화재 발생하자 방송·비상벨로 안내
교사와 행정실 직원 신속한 대처로 피해 ‘제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천안의 차암초등학교 직원과 학생들의 침착한 대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수업 중 화재가 발생했지만 교사와 행정실 직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아서다.
3일 오전 9시32분께 차암초 증축공사장에서 화재가 났다. 불이 난 시각 유치원을 포함해 42학급 850여 명의 학생은 1교시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 학교 김은숙 교감(57)은 교무실에서 화재를 확인하고 즉시 안내방송을 했다. “학교 증축공사장에서 불이 났으니 질서를 있게 후문으로 대피해 달라”는 방송에 교사 70여 명은 학생들을 데리고 공사장과 멀리 떨어진 후문으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행정실 직원들은 소화 비상벨을 누르고 각 교실을 다니며 불이 난 사실을 알렸다. 학생들은 평소 화재 훈련을 받은대로 교사의 지시에 따라 인근 아파트 도서관 등으로 대피했다. 수업을 받던 지체장애 학생은 사회복무요원이 무사히 대피시켰다.
대피 과정에서도 다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학생들을 대피시킨 한 교사는 “화재가 커지기 전에 방송이 나와 신속하게 대피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연기나 불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을 목격한 일부 학부모는 내부 단열재를 불연재로 사용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학부모 이경은 씨(41)는 “집에서 학교가 활활 타는 것으로 보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며 “화재에 취약한 단열재를 사용하는 공간에서 아이들이 생활하는 현실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이날 화재로 오는 9일 방학 일정을 앞당겨 조기 방학에 들어갔다.
2015년 개교한 이 학교는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학생수가 급증하자 오는 2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16교실 증축공사를 진행했다.
정은영 교장은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재난대피 훈련을 받은 학생과 직원들이 침착하게 대응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화재로 봄학기 학생 수용에 차질이 생겼지만 학급당 인원(25명)이 다른 학교에 비해 낮아 기존 학급 정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