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에 50대 은퇴 본격화
일할 능력·의지 있지만 그냥 방치
50+재단, 493개 재교육 일정 운영
"인생 재설계 교육 크게 늘려야"
[ 홍윤정 기자 ]
“‘100세 시대’라고들 하는데 평균적으로 50대에 은퇴를 합니다. 인생의 나머지 절반을 가치있게 살도록 하려면 도움이 절실하죠.”
공덕동 서울시50플러스재단(50+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대 대표(사진)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들이 연착륙에 성공해야 사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재단의 2대 대표로 취임했다. 50+재단은 50~60대 은퇴 세대의 재교육과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2016년 설립된 서울시 출연 기관이다. 녹번동 서부캠퍼스를 시작으로 서울 전역 3개 캠퍼스와 5개 센터로 확장했다. 김 대표는 “2020년까지 캠퍼스를 6개로 늘릴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서울 25개 구 모두에 캠퍼스와 센터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단에서는 ‘50+ 세대’를 ‘만 50세부터 64세까지의 젊은 어른’으로 정의한다. 재단은 이들 세대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본다.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65세 이상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은 많아요. 그러나 상당수 사람은 50대에 은퇴합니다. 이들은 일할 능력도, 의지도 있지만 사회에서는 방치돼 있습니다.”
50+ 재단은 이들 세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은퇴 이후 삶을 설계하는 인생재설계학부, 직업 교육을 제공하는 커리어모색학부, 취미와 문화생활을 지원하는 일상기술학부로 나뉘어 있다. 올해에만 493개 교육 프로그램을 열었다. 정보기술(IT)이나 상담 등 직업과 관련된 수업이 인기있다. 50+인생학교 강좌에 등록하기 위해 평균 3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할 정도다. 김 대표는 “3년 동안 수강생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커뮤니티만 590개에 이른다”며 “이들은 모임을 통해 창업을 준비하거나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수강생들의 사회 재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요식업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실패 비용을 낮추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저녁에만 영업하는 식당과 협력해 임대료의 30%만 내고 점심시간에 공간을 빌리는 방식입니다. 창업 비용은 1000만원 정도로 리스크가 작습니다.” 전문가들이 참여해 창업 컨설팅과 레시피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외 개발도상국 취업도 도울 예정이다. 또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수업을 새로 연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50+재단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공공부문에서의 첫 시도였어요. 이 때문에 부산, 인천, 경기, 제주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