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시댁에서 자주 잠을 자고 오는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며느리 A씨의 사연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A씨는 "시부모님이 소문 난 잉꼬부부였는데 2년 전 시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다"면서 "남편이 외동아들이고 친척도 없어서 시어머니가 많이 외로워하셨음은 물론 매일 우시고 우울증 진단까지 받아 약도 드셨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당분간 우리 집에 와 계셔라"라고 말했지만 시어머니는 "둘 다 불편하다. 그냥 집에 있겠다"라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그래서 A씨가 일주일에 두 번 반찬 해서 갖다 드리고 시어머니와 말동무해드리는 생활을 이어갔다.
남편 B씨 또한 아예 퇴근을 시댁으로 해서 시간보내다 오곤 했다.
문제는 처음엔 저녁 9시면 집에 오던 남편이 점점 늦게 오더니 급기야 일주일에 3~4일은 자고 오는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이유인즉슨 어머니가 밤에 너무 무섭고 불안하고 우울하니 잠들기 전까지만 있어달라 하셨다는 것.
A씨는 "유일하게 의지하던 남편 잃으면 나라도 밤마다 우울하고 죽고 싶겠다 싶어서 모든 걸 이해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1주, 2주 이러던 생활은 급기야 2년이나 지속됐다.
A씨는 "아이가 6살, 3살 둘인데 늘 혼자 보다시피 하니 이제는 너무 힘들다"면서 "나도 남편이 필요한데 언제까지 이래야 하느냐"라고 남편한테 얘기했다.
B씨 또한 "아직 어머니가 불안해하신다. 여태 효도 제대로 못했는데 어머니 혼자 적적하게 계신 걸 생각하면 집에 가야지 하다가도 발이 안 떨어진다"라고 말하며 울었다.
A씨는 미루고 미루다 결국 시어머니께 입을 열었다.
"이런 말씀드리면 어머님이 마음 아프실까 봐 얘기를 못 드렸는데 남편이 잠은 집에서 잤으면 해요. 아이들도 너무 어리고 일주일에 서너 번씩 안 들어오면 저도 너무 힘들어요. 어머니가 저희 집에 들어오셔서 같이 사시는 건 어떨까요?"
이 같은 A씨의 말에 시어머니는 울기만 하셨다.
이어진 시어머니의 대답은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지금 아들이 남편 같다. 놓을 수가 없다. 너희 집에 들어가게 되면 너희는 가족이고 나는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아들하고 둘이 얘기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고 내 아들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너희 가정의 가장이라는 느낌만 들어서 외롭고 쓸쓸하다. 내가 괜찮아질 때까지만 좀 참아줘라"라고 부탁했다.
A씨는 시어머니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이렇게 남편 없이 사는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괜찮을지, 왜 자신만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은지 고민이라며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기다려 주는 것도 정도껏이지. 2년이 말이 되나. 며느리 손주 없는 곳에서 오붓하게 아들이랑 남편 삼아 지내고 싶다는 게 황당하다", "받아준다고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 우리시어머니도 10년 동안 울었는데 점점 더 심해지더라. 난 결국 이혼하자고 했다. 이혼하면서 시어머니께 효자 아들 때문이니 똑똑히 알아두라고 말하고 10년 동안의 남편 없던 생활을 정리했다", "새로운 시어머니 스타일이다. 한 수 위 느낌이라고나 할까. 같이 사는 건 본인 혼자 아들 차지 못하니 따로 아들만 빼내오겠다. 다른 시어머니들과는 다른 고수의 느낌이 난다", "자기 입으로 남편이라고까지 얘기하는데 너무 소름 돋는다", "집에서 남편의 자리와 입지를 좁혀나가라. 본인의 자리가 없어지는 걸 느껴야 위기감이 올 것이다", "결혼했는데 친정아버지가 '딸이 와이프 같아서 못 놔주겠다' 하면서 일주일에 세 번씩 자고 오는 걸 이해할 남편이 있나"등의 반응으로 역대급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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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