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1월이 가장 유력"
미·북 회담 前 답방 가능성도
[ 이미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엔 꼭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세밑 친서’로 전달하면서 답방 시기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1월1일 신년사에서 남북한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기에 더욱 주목된다.
김정은은 지난해 1월1일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란 문장으로 2018년 한 해를 뒤흔든 남북관계 급변의 서막을 열었다. 미국과도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열었다.
김정은의 신년사는 2013년부터 매년 육성으로 발표됐다. 신문 사설 형식으로 대체했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신년사에도 구체적 메시지를 통한 ‘통 큰 파격’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 강화를 위해 대외 메시지 비중을 더욱 높일 수도 있다.
통일부는 31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평화·번영을 위한 실천적인 문제와 비핵화 문제, 남북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 문제 등의 방향으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밝혔다.
서울 답방 시기에 대해선 1월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이때 미·북 정상회담도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중 누구를 먼저 만날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린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 센터장은 “아마 미국과 먼저 회담하고 나름대로 세부적인 전략을 마련한 뒤 서울을 찾을 듯하다”며 “지금으로선 우리 정부 쪽에서 대북제재 완화처럼 북한을 만족시킬 만한 ‘선물’을 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순서 여부는 중요하지 않지만 굳이 따지자면 서울 답방을 먼저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김정은으로선 미국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협상해야 하는지 가장 마음 편히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파트너가 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관련해선 비핵화 협상에 다시 불을 지피기 위해 예상치 못한 ‘깜짝 제안’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판을 깨지 않는 모양새를 계속 보이는 만큼 ‘핵 단추’를 언급했던 2018년 신년사와 같은 표현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