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경신 속 '후'로 쏠림 심화에 화장품 매출 구조 다변화 나서
수려한+사가수 통합 브랜드 출시
[ 민지혜 기자 ]
LG생활건강의 한방 화장품 브랜드 ‘후’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기록했다. 이런 실적에도 불구하고 LG생건은 좋아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회사 내부에선 후의 바통을 이어받을 ‘넥스트 후’를 키워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독보적인 브랜드에만 의존해서는 장기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올해 LG생건이 또 다른 한방 브랜드 ‘수한방’(사진)을 ‘넥스트 후’로 육성하기로 한 것도 후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수한방은 LG생건이 지난달 처음 선보인 모(母) 브랜드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한방 화장품 브랜드 ‘수려한’과 ‘사가수’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를 새로 만들었다.
지금까지는 수려한과 사가수를 따로 운영했지만 앞으로는 둘을 합쳐 ‘수한방 수려한’, ‘수한방 사가수’로 부르기로 했다.
수한방을 내놓은 이유는 명확하다. 후와 조금은 다르지만 후의 뒤를 이어갈 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한방 화장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수려한과 사가수의 매출 규모는 크지 않다.
LG생건은 수한방 매장 규모를 키워 새로운 한방 화장품을 찾는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방 효능을 갖췄지만 향이 강하지 않은 새로운 화장품을 찾는 수요가 많다”며 “고급스러운 귀족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스토리를 내세워 올해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수한방은 지난달 20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첫 매장을 열었다. 기존 매장보다 크기가 큰 플래그십스토어다. LG생건은 현재 운영 중인 수려한, 사가수 매장은 그대로 두되 새로 여는 매장은 둘을 합친 수한방 매장으로 낼 예정이다. 수한방 매장 1호점을 면세점에 연 건 외국인 수요를 겨냥해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