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까지 격돌한 여야…與 "김태우 폭로는 3비 커넥션"·野 "공익제보"

입력 2018-12-31 13:52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 사태를 두고 여아가 2018년 마지막 날까지 강하게 충돌했다.

31일 국회운영위원회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에 대한 현안보고를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리 혐의자인 김 수사관의 자신의 비위를 덮고 개인 일탈로 취득한 신빙성 없는 내용에 기반에 둔 폭로를 통해 가짜뉴스를 생산했으며,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이를 받아 정치공세로 악용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민간인을 조직적으로 사찰했다고 규정하면서 조 수석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총공세를 펼쳤다.

이철의 민주당 의원은 "사건의 본질은 '3비 커넥션'"이라며 "비리 기업인을 스폰서로 두고 정보 장사를 했던 비리 공직자가 쏟아내는 음해성 내용을 비토 세력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쏟아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법원은 '세평 수집은 법률상 용어는 아니지만 민정수석실이 인사검증과 복무점검, 직무감찰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방법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얘기한다"며 "이전 정권에서도 했던 일"이라고 청와대의 세평 수집 정당성을 옹호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김 수사관을 범법자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보이지만 그는 엄연한 공익제보자"라며 "청와대는 실세 비리를 묵인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는데도 몰라라한다"고 비판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금품수수 의혹을 따져 물으면서 "문재인정부는 정권 실세 인사에 대한 첩보는 철저히 묵인하고 '비문' 인사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아는 본격 질의에 들어가기 전부터 충돌했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비롯한 민정라인 비서관들의 출석 여부 및 한국당 일부 운영위원들의 회피사유 여부가 쟁점이었다. 운영위원장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비위 혐의자 말만 듣고 운영위를 소집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하는 우려에서 반대했지만 연말에 중요한 법안을 처리해야 해서 여당이 결단을 내려서 운영위를 소집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조국 민정수석과 같이 일하는 비서관들과 사건의 핵심 고리인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꼭 출석시켜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싶고, 이것을 통해 문재인정권이 반성하고 책임질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맞섰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비서관들이 출석할지 안 할지는 합의가 없었는데 당연히 오는 줄 알았다"면서 "출석 여부는 각 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의를 거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운영위 위원들을 청와대 특별감찰단 의혹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로 바꾼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신에 맞는 상임위가 될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과거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을 할 때 김태우 수사관이 부하직원이었기 때문에 사보임을 하려면 곽 의원의 회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질의 전 업무보고 발언을 통해 "김태우 수사관의 비위행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이번 사태를 규정했다. 그는 "사태의 핵심은 김 수사관이 징계처분이 확실시되자 정당한 업무처리를 왜곡해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자신의 비위행위를 숨기고자 희대의 농간을 부리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에 나와 현안 관련 질의응답을 하는 것은 2006년 8월 전해철 민정수석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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