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취업시장 결산] 공무원·공공기관 채용 '사상 최대'

입력 2018-12-26 13:26
수정 2018-12-26 13:26


(공태윤 산업부 기자) 정부는 올해 초 공무원 6만3677명을 뽑는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직 공무원 3만7985명, 지방직 공무원 2만5692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1972명(국가직 6283명, 지방직 5689명)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5만1705명)보다 약 23%, 지방직만 놓고 보면 28.4% 급증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공공기관이 올해 2만 8000명을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23개 기관이 뽑은 1만 9862명보다 8138명 늘어나 역시 역대 최대규모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공무원 17만 4000명 증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7만 4000명 추가채용땐 30년간 327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공무원·공기업 채용은 한계가 있다”며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규제와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직 공무원 122명 추가선발

올 1월 정부는 6106명의 국가공무원을 공개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선발인원은 5급 공채 338명, 외교관후보자 45명, 7급 770명, 9급 4953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5급은 행정직군 267명(지역구분모집 33명 포함), 기술직군 71명(지역구분모집 9명 포함), 외교관후보자 45명을 선발하며, 7급은 행정직군 526명, 기술직군 204명, 외무영사직 40명을 뽑으며 9급은 행정직군 4504명, 기술직군 449명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이달초 인사혁신처가 밝힌 최종 선발인원은 당초 선발예정인원(6106명)보다 122명이 많은 6228명이었다. 이유는 공무원 공채시험의 ‘양성평등·지방인재 채용 목표제’때문이다. 양성평등 채용목표제는 지난 2002년부터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남성이든 여성이든 어느 한쪽이 합격자의 70%를 넘지 않게 하는 제도다. 여성이나 남성이 합격자의 30% 미만일 때 합격선 범위 내에서 해당 성의 응시자를 추가로 합격시키는 것이다.

현재 이 제도가 적용되는 시험은 5급 공채와 7급ㆍ9급 공채시험 및 행정안전부가 실시하는 경력경쟁채용시험(기능직 제외) 중 선발예정인원이 5명 이상인 시험이다. 다만, 교정 직렬과 보호 직렬은 제외된다. 지방인재 채용 목표제는 지방인재의 공직 기회를 확대하여, 지역과 수도권간의 공직구성을 균형 있게 만들기 위한 제도다. 5급의 경우 지방 출신자를 20%, 7급은 30%이상을 선발하고 있다.

◆지방직도 2만5692명 ‘사상 최대 선발’

행정안전부는 지난 2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직 공무원 2만5692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2만3명을 뽑은 지난해보다 약 28.4% 늘어난 수준으로 민선 지방자치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최대 규모다. 정년·명예퇴직과 휴직 등 결원분을 제외하면 순수 증원은 1만457명이다. 충원 직급은 7~9급이 1만8719명(73%)으로 작년보다 3281명 늘었다. 채용 분야는 소방(5258명) 방재안전(2744명) 환경(2535명) 사회복지(1765명) 등 ‘현장’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공무원 급증에 따라 국민 부담도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상 최대 규모 공무원 채용인 만큼 필요한 예산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정확한 소요 예산 규모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공무원 급여, 연금 등 비용이 부각될 경우 예상되는 비판 여론을 감안해서다. 행안부 관계자는 “직급에 따라, 남성과 여성에 따라 인건비가 다르고 근무 기간을 얼마로 산정하느냐에 따라 추계가 다르다”며 “실질적 채용권자인 지자체가 각자의 재정 여건을 감안해 충원 계획을 세웠다”고 해명했다. 행안부는 지자체의 채용이 모두 끝났지만 아직도 최종선발인원의 합계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 채용 갑자기 5000명 늘리기도

지난해 12월 20일 열린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에 참석한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8년에 공공기관에서 모두 2만 3000명을 뽑을 계획”이라며 “이가운데 절반이상은 상반기에 채용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하지만, 새해가 되어 3개월후 이 숫자는 5000명이 더 늘어난 2만 8000명으로 수정됐다. 물론 구직자 입장에선 공공기관들이 채용을 늘리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지만 공기업들의 예산은 기본적으로 세금을 바탕으로 운영된다는데 ‘미래 폭탄’이 될 소지가 있다.

실제 지난해보다 2.5배 채용규모를 갑자기 늘린 A공공기관 인사담당자는 “갑자기 선발이 늘어난 탓에 합격자들의 부서 발령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B공공기관 인사담당자도 “이렇게 선발규모를 부턱대고 늘리면 머지않아 공기업도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지방 이전 공기업들이 속한 대학들은 별도의 공기업 입사반을 만들기도 했다. 대학 저학년 학생들은 “공기업들이 이렇게 많이 뽑으면 2~3년후 채용을 줄이는 것 아닌가”라며 불안해 하고 있다. (끝) /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