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 여중생 유족 "타미플루 부작용 한 마디도 듣지 못 해"

입력 2018-12-26 00:53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 복용 후 추락사한 여중생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추락 여중생 유족은 25일 "의사나 약사로부터 타미플루 부작용에 관해 어떤 고지도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숨진 A(13)양은 21일 아빠와 함께 병원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아 약국에서 제조해준 약을 받았지만, 해당 의사나 약사 모두 타미플루 부작용에 관해 단 한 마디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A양 어머니는 주장했다.

A양 어머니는 "아이가 숨지고 나서 남편이 해당 병원 의사를 찾아가니 '당일 환자가 너무 많아서 (부작용을) 사전고지할 경황이 없었다'고 의사가 말했다고 남편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타미플루를 먹은 학생이 추락사하는 일이 끊이지 않는데도 보건당국은 '타미플루 복용과 추락사 간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다'는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양 고모는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타미플루 의사가 처방 시 꼭 약 부작용 고지하게 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리고 "타미플루 부작용을 식약청에서 일선 의사와 약사에게 의무사항으로 고지하게 만들어서 우리 조카처럼 의사와 약사에게 한 마디도 주의사항을 못 들어서 허망하게 숨지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달라"고 간청했다.

A양 어머니는 "아이는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고, 일기처럼 쓴 글들을 봐도 부모가 알지 못하는 고민은 전혀 없었다"라며 "사고가 난 그날 아이가 이상증세를 보였지만, 타미플루 부작용일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했다.

A양은 21일 밤 타미플루를 먹고 나서 방에 있다가 나와 '천장에서 소리가 난다. 시끄럽다'고 말한 뒤 물을 먹겠다고 해놓고 머리와 손을 흔들면서 베란다 쪽으로 향했다고 A양 어머니는 전했다.

A양 유족은 "의사와 약사에게 사전고지를 의무화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의사와 약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에 거주하던 A양은 지난 22일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아파트 12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