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랠리는 없었다"…뉴욕증시 급락에 유럽·일본까지 '털썩'

입력 2018-12-25 11:44
닛케이 지수 장중 4% 급락…1년3개월 만에 2만선 '붕괴'
26일 국내 코스피도 미국발 한파 이어질 듯


세계 주식시장에 산타 랠리는 없었다. 뉴욕증시 급락 여파가 유럽과 아시아까지 강타했다. 휴일로 일부 국가는 증시를 개장하지 않았지만, 문을 연 증권시장은 급락을 피할 수 없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653.17포인트(2.91%) 급락한 21,792.2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거래가 진행된 지 3시간30분 동안 3% 가까이 주저앉으면서 22,000선이 무너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1% 하락했고, 나스닥은 2.21% 떨어졌다.

크리스마스이브에 3대 지수가 1% 이상 급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우지수 하락 폭만 놓고 보더라도 기록적인 수준이다. 다우지수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처럼 급락한 건 122년 역사상 처음이다. 다우지수는 1918년 12월24일 1.13% 하락한 게 최대치였다.

이로써 미국 증시는 사실상 하락장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선 주가지수가 전 고점대비 20%를 넘는 낙폭을 기록할 경우 약세장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S&P500지수는 지난 9월20일 기록한 전고점에서 20.06% 하락하면서 공식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

최근 시장이 불안이 커진 데에는 정치적 이슈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문제로 셧다운(연방정부 부분폐쇄)을 강행한 데다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에 대한 해임설까지 불거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인상에 격분,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의 갈등은 여러번 불거진 바 있다. 백악관이 "제롬 파월 중앙은행 의장의 해임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음에도 시장은 하락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경제가 가진 유일한 문제는 연준"이라며 "그들은 시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런던·프랑스 증시 1% 가까이 '하락'…닛케이 지수는 4%나 떨어져

뉴욕증시 급락은 유럽증시에도 영향을 주면서 1% 가까이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56.92포인트(0.85%) 하락한 6,664.25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의 CAC 40 지수도 전날보다 43.96포인트(0.94%) 하락한 4,650.42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증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휴장했으며 영국과 프랑스는 오전 거래만으로 단축 운영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 문을 연 일본 또한 뉴욕증시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았다. 일본 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4% 넘게 급락하고 있다. 25일 오전 11시1분 현재 일본 닛케이225는 전날보다 922.28(4.57%) 하락한 19,243.91에 거래되고 있다. 닛케이지수가 2만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이로써 닛케이지수도 올해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10월2일 2만4270.62까지 오르면서 거품 경제 붕괴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2,166.19로 마감해 16.9%나 떨어졌다.

NHK방송은 미국, 중국을 비롯해 세계 경제 둔화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26일 국내 주식시장에도 미국발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4일 코스피지수는 0.31% 하락한 2055.01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0.57% 하락한 669.79였다. 홍콩 항셍지수도 0.40% 내린 25,651.38로 장을 마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