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성형괴물' 소리 듣지만, 시술 끊을 수 없어요

입력 2018-12-25 08:49

최근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가장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질문에 수험생 27.4%가 다이어트 및 운동, 9.3% 스타일 변신을 꼽았다. 40대에 접어든 꽃중년들 중 10명 중 6명이 외모를 가꾸기 위해 신경 쓰고 있으며 '필러' 등 성형 시술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조사도 있었다.

이처럼 현대인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말을 부인하기 어려운 시대다. 하지만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예쁜 얼굴, 날씬한 몸을 가져야 한다는 이상한 강박증이 생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28세 여성 A씨는 외모 강박증 때문에 고민이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못생겼다"는 얼굴 평가를 당했다는 그는 대학교 입학 후 외모에 대한 불만이 시작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학교 선배, 동기들과의 술자리에서 A씨에 말 걸어주는 이는 한 사람도 없었지만, 얼굴이 하얗고 예쁜 친구 곁에는 유독 사람이 많았다고.

A씨는 "내가 못생겼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생각에 그때부터 화장을 하고 옷에도 관심을 쏟았다. 그전보다 나아졌지만 '예쁘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대학 졸업 후 A씨는 성형 수술을 결심했다. "사회생활하며 돈을 모아 코 수술과 눈 수술을 같이 했다. 확실히 하고 나니 얼굴이 좀 예뻐졌다. 그런데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좀 예뻐지고 나니 다른 곳이 눈에 들어오더라"라고 말했다.

25살 첫 성형 이후 A씨는 광대 축소, 무턱 필러, 앞 광대 필러, 애교 필러, 리프팅 시술까지 일명 '풀 페이스' 성형을 완성했다.

A씨는 "제가 생각해도 성형 많이 했다. '성형괴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누구도 못 알아볼 정도로 예뻐졌고, 어딜 가든 예쁘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고 강조했다.

얼굴이 예뻐지면 다 될 줄 알았다는 A씨, 하지만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그는 "관리 안 하면 예전 얼굴로 돌아갈까 봐 무서워서 주기적으로 시술 받고 매일 피부관리도 받는다. 살 찔까봐 저녁도 먹지 않고, 음식 먹는 것이 두려워 약속도 잡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다시 못생겨지는 건 죽기보다 싫다. 아직도 예쁜 여자를 보면 주눅이 든다. 남들이 예쁘다고 해줘도 나는 만족이 안된다. 나 빼고 모든 사람이 다 예쁜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네티즌들은 "내면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외모에 대한 강박증이 생긴 듯", "본인이 자존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내적인 아름다움을 찾는데 전력을 다해보라",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모를 빼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인가? 나이 들어가며 아름답게 느끼는 사람은, 외모뿐 아니라 인격, 행동이 모두 아름답기 때문이다", "외국에 가면 기준보다 통통한 사람도 노출 있는 옷을 입고 주위 눈 의식하지 않고 살더라. 자신감도 학습해야 하는 것같다", "얼굴이 예뻐졌다면 가치관, 인격을 닦아 본인의 가치를 올려보라"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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