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얼굴 바꾸고 더 똑똑해진 준중형 SUV, 현대차 투싼

입력 2018-12-25 07:30
수정 2018-12-27 13:18
신차급 효과 누리는 부분 변경 모델
실주행 연비 L당 15.3㎞
풍부한 첨단 주행기술 기능
적응 필요한 DCT
실내 품질 마감은 아쉬워



출시 한 달 반 만에 누적계약 대수 1만266대를 기록한 차.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 얘기다.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 임에도 신차 못지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투싼(사진)을 700여㎞ 직접 타보면서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를 찾아봤다.

가장 돋보인 부분은 완성도 높은 첨단 주행기술과 연료 효율이었다. 투싼은 현대차가 새롭게 개발한 스마트스트림 1.6 디젤(경유) 엔진이 들어갔다.

이 엔진은 알루미늄 소재를 썼고 내부 피스톤 무게를 줄였다. 최적의 엔진 온도를 찾아 제어하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까지 장착했다. 덕분에 공인 복합연비 13.8㎞/L(사륜 구동·19인치 휠 기준)를 달성했다.

실제 계기판에 기록된 연비는 L당 15.3㎞로 훨씬 뛰어났다. 먼 거리를 달리는 동안 연료 계기판 눈금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고장이 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32.6㎏·m인 주행 성능은 일상생활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앞차를 추월할 땐 시원시원한 가속 능력을 맛볼 순 없었다. 시속 60㎞ 부근에서 엔진 회전수(rpm)가 잘 맞지 않아 ‘드르르’ 하는 진동이 컸다. 직접 기어 단수를 바꾸게 되는 경우가 잦았다.

수동 변속기 원리를 기반으로 한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는 특성상 저속 주행 시 ‘꿀렁’거리는 느낌이 강하다. 가속 페달은 자동 변속기보다 더 세게 밟아야 했다.



고속도로에 올라 반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켰다. 일정한 속도를 설정하면 차가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조정하면서 차선을 유지해 달렸다. 특히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과속 카메라를 감지하면 제한속도 이하로 맞춰 통과했다.

투싼은 이 밖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후측방 및 교차 충돌 경고, 운전자 주의 경고 시스템 등을 탑재하고 있다. 지능형 안전 기술 덕분에 장거리 운전을 해도 피로도가 매우 적었다. 발을 떼고 운전대(스티어링 휠)만 가볍게 잡으면 됐다.

아쉬운 점은 있었다. 알아서 감속한 뒤 다시 속도를 내면 필요 이상으로 rpm을 높였다. 순간 2000~4000까지 계기판 바늘이 솟구쳤다. 이때 순간연비가 크게 떨어졌다.

투싼 스마트스트림 디젤 1.6 판매 가격을 보면 트림(세부 모델)별로 2381만~2916만원에 살 수 있다. 준중형 또는 중형 세단보다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더 높다.

여기에 사회초년생 뿐 아니라 자녀가 있는 운전자까지 주 소비자층이 넓은 편이다. 필요한 안전·편의 사양은 단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또 다른 매력은 한층 더 세련되게 진화한 디자인이 꼽힌다. 새 형상의 캐스캐이딩(폭포) 그릴과 풀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를 달았다. 후면부는 스키드 플레이트(보호판), 머플러 팁을 추가했다. 실내 공간은 플로팅 내비게이션을 달고 가죽 소재 적용 부위를 넓혔다.

실내 품질 마감은 준중형 해치백(후면부가 납작한 5도어 차량) i30 등보다 떨어졌다. 크래시패드(운전석 계기판부터 조수석 글러브박스까지 이어지는 일체형 모듈), 도어 트림에 플라스틱이 쓰였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까지 좋지 않았다.

주행 성능 : ★★★☆☆
편의 사양 : ★★★★★
연료 효율 : ★★★★☆
디자인 : ★★★☆☆
가성비 : ★★★☆☆
총 평점 : ★★★★☆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