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증자완료 계획
하반기부터 공격적 영업 나설 것
KT와 협업해 중금리대출 출시
이르면 2020년께 흑자전환 기대
[ 김순신 기자 ]
심성훈 케이뱅크(K뱅크) 행장(사진)은 “내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조원 수준으로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 영업에 나서겠다”고 23일 말했다.
심 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 지분율을 34%로 확대적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내년 1월 시행된다”며 “이에 맞춰 자본금을 늘리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주들과 세부 논의를 해봐야 하지만 현재로선 자본금을 1조원 수준으로는 늘려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K뱅크는 지난해 4월 출범한 뒤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4774억9740만원으로 늘렸다. 심 행장은 내년에 5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KT가 최대주주가 되는 방식에 대해서도 주주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주주들과의 협의 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내 자본금을 1조원 수준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증자가 완료되면 내년 하반기엔 KT와 협력해 통신요금 납부 기록 등을 활용한 중금리 대출 상품 등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심 행장은 다양한 상품과 적극적 영업을 통해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의 자산 규모가 8조원을 넘어서면 이익을 올리기 시작할 것”이라며 “증자가 이뤄지고 영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내후년에는 이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건전성 비율을 맞추기 위해 최근까지도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반복됐다”며 “내년에 증자가 이뤄지면 중단 없이 대출을 정상적으로 취급해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뱅크는 ‘직장인K마이너스통장’ ‘직장인K신용대출’ ‘슬림K신용대출’ ‘일반가계신용대출’을 이달부터 중단 없이 판매하고, 소액대출인 ‘미니K간편대출’은 금리 체계를 개편해 다음달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심 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메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전체 가계대출 시장의 1%가량만 담당하고 있을 뿐”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 수가 늘어나도 인터넷전문은행 간 경쟁보다는 중금리 시장 등 기존 은행들이 등한시하는 영역을 채우는 형태로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