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줄을 서시오"…카카오프렌즈 도쿄 매장을 휘감은 日고객들

입력 2018-12-23 07:01
수정 2018-12-23 07:05

오후 들어 겨울비가 추적추적 흩뿌렸지만 매장 주변에 길게 늘어선 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매장 입구에 설치된 ‘어피치’캐릭터를 배경으로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IX의 캐릭터 브랜드인 카카오프렌즈가 일본 도쿄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던 지난 22일 오후 도쿄 오모테산도의 표정입니다.


카카오IX는 이날 일본 패션과 유행의 중심지라는 오모테산도에 2개의 카카오프렌즈 매장을 개점했습니다. 2개 건물 3개 층, 총 150평 규모입니다. 한국에선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으로 인기가 많은 ‘어피치’ 캐릭터를 테마로 한 상점입니다. ‘어피치’ 캐릭터가 그려진 인형과 베게, 잠옷, 컵, 미용용품, 휴대폰 케이스 등을 파는 매장과 카페, 갤러리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카카오의 여러 캐릭터 중에서 일본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어피치’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이날 개장은 오전 11시였지만 오전 8시부터 손님이 몰려 건물을 뱀처럼 굽이굽이 둘러싸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점심시간 가량부터 비가 흩뿌리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하루 종일 긴 줄이 이어졌습니다. 줄의 길이가 300m를 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IX측은 이날 오후 3시경까지 2500여명이 넘는 고객이 매장을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고객 대부분은 캐릭터 상품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층이 차지했습니다. ‘어피치’캐릭터 인형제품의 경우엔 3시간 만에 초도물량이 완판 됐다고 합니다.


매장을 찾은 일본 고객 대부분은 일본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kakaofriends_jp) 등을 통해 매장 개점소식을 듣고 찾아왔다고 합니다. 한국에선 메신저 서비스 등을 통해 ‘어피치’ 등의 캐릭터가 확산됐지만 일본에선 카카오의 다른 사업 분야와 무관하게 순수한 ‘캐릭터 팬’ 들이 방문객의 대다수를 이뤘습니다. 카카오IX 관계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의 인기를 이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앞으로 다른 분야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에서와는 역방향 사업전략을 구사하는 것입니다.


도쿄 매장은 카카오프렌즈가 해외에 마련한 첫 공식매장입니다. 세계적으로 캐릭터 시장이 발단된 나라인 일본에서 일단 기세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운 카카오가 앞으로 일본 시장에서 활동 영역을 크게 넓혀나가기를 바랍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