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널 사랑한 적이 없다."
조강지처를 버리고 어린 여자와 결혼한 남편의 최후는 어떤 모습일까.
스스로를 30대 중반이라고 밝힌 A 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결혼과 이혼, 그리고 그 후'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하면서 2년 동안의 연애와 2년의 결혼 생활, 그리고 이혼 후 3년 만에 다시 만난 전 남편의 이야기를 전했다.
A 씨는 "지인의 소개로 2살 연상 남편을 만났고, 비슷한 집안, 비슷한 학력과 직업을 갖고 있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결혼까지 하게 됐다"며 "결혼 후 2년 동안 크게 싸운 적도 없고, 시부모님도 잘해주셔서 다들 부러워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2년 후부터 조금씩 남편이 변하기 시작했다"며 "외출도 잦고, 출장도 거의 없는 회사인데 2박3일 출장도 다녀왔다"고 불륜을 의심하게 된 시기를 설명했다.
이어 "남편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확인했다가 그 여자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게 됐다"며 "그 메시지엔 '내 아내와는 조건이 맞아 결혼했을 뿐,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았다'는 글이 써 있었다. 비참했다"고 토로했다.
A 씨의 설명에 따르면 남편의 불륜 상대는 10살 넘게 어린 거래처 경리 여직원이었다. 불륜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남편은 A 씨에게 "미안하지만 그 여자를 너무 사랑한다"며 "그 여자랑 살고 싶다"고 말했다. A 씨는 모든 의욕을 잃고 조용히 이혼했고, 남편은 "고맙다"면서 공동명의였던 집에서 몸만 나갔다.
이후 3년 여 만에 남편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A 씨는 "'어머님이 많이 아프신데, 염치없지만 와서 어머니 얼굴 한 번 보고 가면 안되겠냐'고 남편이 물었고, 워낙 좋았던 분이라 병문안을 갔다"며 "못본 사이 야윈 남편은 어머니와 만나고 돌아서는 길에 '이제서야 그때가 행복했음을 느낀다'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남편은 A 씨에게 "그 여자는 '불륜녀'라는 소문 때문에 결국 회사를 그만뒀고, 외벌이라 더 아껴써야 하는데 생각없이 돈을 썼다"며 "아이도 낳았는데 와이프가 미우니 애도 밉다"는 말도 했다.
A 씨는 "인과응보 같았다"며 "결국 잘 살지도, 행복하지도 못하고, 전 마누라에게 하소연 하며 우는 꼴이 우스웠다. 그래서 다신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고 만남의 후기를 전했다.
이어 "이 글을 쓴 이유는 하소연하고, 위로받고 싶었다"며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나면 심란했던 이 마음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A 씨의 고백에 "예전부터 조강지처 버리고 잘된 놈들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자기 어머니 아픈데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서 연락한 거다. 측은지심 갖지 마라" 등의 조언이 이어졌다.
또 "너무 덤덤하게 결혼 생활을 전해서 더 마음이 아프다", "A 씨가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눈물나는 사연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멍청한 남편이 여자 인생 둘을 망쳤다" 등의 위로도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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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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