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행동력 수업
가오위안 지음 / 김정자 옮김 / 가나출판사 / 292쪽│1만5000원
[ 윤정현 기자 ]
나는 언제쯤 사장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까. 살을 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은 많고 생각은 꼬리를 문다. 하지만 돌아보면 이룬 것은 없다. 《하버드 행동력 수업》은 많은 사람이 꿈을 이루지 못하는 원인이 단 하나라고 주장한다.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행동은 생각에 관한 기술이며 ‘효율적인 생각’과 ‘효율적인 결정’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영 관리 컨설턴트이자 기업 교육 전문가다. 그가 2001년부터 미국 기업과 정부기관, 하버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해온 ‘행동력 프로젝트’의 핵심을 모아 책으로 정리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행동력 프로젝트’는 백악관과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에서 행동 습관 교정을 위해 채택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자신을 증명하려면 생각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고 실천으로 옮기지 않은 생각은 가치가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윌리엄 휴렛 전 휴렛팩커드 회장, 런정페이 화웨이그룹 회장, 짐 클리프튼 갤럽 명예회장 등 기업 수장뿐 아니라 정보기술(IT)회사 무역회사 컨설팅업체 등에서 일하는 일반 직장인들 사례까지 다양하게 동원한다.
저자는 행동력이 부족한 사람의 심리적인 원인을 살펴보고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중 내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단순화하기’ ‘선택과 집중’ ‘긍정적인 자기 암시’ 등은 알고는 있지만 실행이 어려웠던 것이라면 ‘반(反)완벽주의’ ‘환경 통제’ ‘시간의 틈 발견’ 등은 조금 더 신선하게 다가온다. 반완벽주의의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필라델피아의 설계회사 그라운드스웰을 예로 든다. 고급스러운 미술관이나 도서관, 광장 등을 설계한 이 회사는 ‘질을 높이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방침을 갖고 있다. 일단 큰 틀을 짜고 기한을 맞춘 다음 구체적인 부분에서 완벽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팀이나 한 조직의 리더라면 세 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우선 달성하기 너무 어렵지 않고 중단기적인 목표여야 한다. 쉽게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정신을 집중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환경 통제’는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되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하버드대 심리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하루 평균 60번 이상 핑계를 대면서 할 일을 미룬다. 저자는 “부정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조건”이라며 “‘합리적인 자기부정’을 하면서 기회와 시간을 날린다”고 지적한다. 어떤 계획이든 잘게 쪼개 단계별로 실행하고 모든 일에 자신만의 마감시간을 설정하라는 제안도 와닿는다.
시간의 틈을 파고들려면 집중이 잘 되는 골든타임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인간의 두뇌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대로 통상 오전 10시부터 12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를 말한다. 저자는 “하루 중 20%에 불과한 이 시간에 하루 업무량의 80%를 처리한다”며 “중요하고 급한 일을 골든타임에 몰아서 처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알려준다. 기업에서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시간관리법이다.
단순해 보이는 명제를 따라가다 보면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문제의 원인이 내 안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일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 성실한 삶을 살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답을 주는 책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