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스타일 가구로 신혼부부 저격

입력 2018-12-20 17:04
가구업계 판이 바뀐다
(5·끝) 손봉기 오투가구 대표

높은 가성비·디자인으로 눈길
체리색 스카겐 서랍장 인기


[ 심성미 기자 ] 복고풍의 빈티지 인테리어가 인기다. ‘오늘의집’ 등 직접 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플랫폼에 올라오는 사진에서도 복고풍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빈티지 인테리어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가구가 있다. 동원교역의 가구브랜드 오투가구의 스카겐 시리즈다. 손봉기 동원교역 대표(사진)는 “2013년 첫선을 보였지만 아직도 연매출 약 100억원을 올리는 스테디셀러”라고 말했다.

스카겐 시리즈는 복고풍 트렌드에 맞춘 디자인과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인기를 얻고 있다. 스카겐 시리즈는 체리색이 특징이다. 곡선을 강조한 디자인과 체리색은 1970~1980년대 생산된 빈티지 가구를 떠올리게 한다. 손 대표는 “단품 기준으로 스카겐 6칸 와이드서랍장이 5년째 전체 판매량 1위”라며 “밋밋한 공간에 체리빛 클래식한 디자인의 서랍장을 놓으면 빈티지풍 인테리어가 완성돼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인스타그램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가격도 한몫했다. 스카겐 6칸 와이드서랍장은 30만원대. 손 대표는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에서 비슷한 제품을 사려면 3배는 더 줘야 한다”며 “30~40년 전 생산된 빈티지 가구는 5~6배 비싸다”고 했다. 오투가구의 주고객층을 고려해 가격을 설정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신혼부부와 ‘딸의 가구를 바꿔주고 싶은 어머니’를 공략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가격대를 낮출 수 있었던 건 오투가구 전 제품을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다른 수제가구업체들이 국내 생산을 고집하는 것과 다른 점이다. 손 대표는 “1만6500㎡ 규모의 인도네시아 공장과 계약을 맺고 오투가구 제품만 생산 중”이라며 “한국은 인건비 때문에 직접 생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아현동 대리점과 최근 개장한 경기 용인의 홈43 매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파는 것도 가격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손 대표는 “처음엔 ‘누가 가구를 인터넷 사진만 보고 사냐’고 했지만 2005년 남들보다 빠르게 유통 채널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