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 올 매출 15% 이상 성장…송무·자문서 눈부신 성과"

입력 2018-12-18 16:59
'법무법인 동인' 이철 경영대표

신입교육 철저하고 이직률도 낮아…투명한 수익 분배구조 정착
기업형사 부문 '최강자' 우뚝…환경·바이오 자문도 큰 진보


[ 안대규 기자 ] “올해 매출은 작년 대비 15%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8대 로펌인 법무법인 동인의 이철 경영대표(사법연수원 5기·사진)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성과를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강한 검찰 법원 등의 송무 사건에서 괄목할 만한 매출이 나왔고 환경, 바이오, 조세, 상속 등 자문영역에서도 상당한 진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인은 소속 변호사 154명 가운데 40여 명이 검찰 출신이다. 국내 로펌 가운데 김앤장법률사무소 다음으로 검찰 출신이 많다. 이런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 7월엔 ‘형사사건 공동수행단’을 구성해 삼성물산, 삼성전자, KT, 현대중공업, 현대카드, 농협중앙회 등 다수 기업의 자문 및 소송 사건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김종인 변호사(12기)를 단장으로 조주태, 정석우, 김호정, 신상규, 박태규, 이승재, 송해은 변호사 등 특수범죄, 증권·조세·공정거래·노동사건 범죄 관련 10년 이상 수사 경력을 가진 검사 출신들로 구성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잇따라 터진 기업 비자금 의혹 수사, 최고경영자(CEO) 피소 사건, 담합비리, 분식회계 사건 등에서 동인이 경쟁력을 발휘하게 된 배경이다.

동인은 삼성 미래전략실 등에서 근무했던 삼성 임원 출신 변호사 네 명을 최근 영입했다. 이 대표는 “삼성 임원급 변호사의 잇따른 영입으로 기업 상대 자문과 송무서비스에서 다른 로펌보다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인이 기업형사 부문 ‘최강자’가 된 것은 ‘인화(人和)’를 중시하는 조직문화와 공평하고 투명한 수익 분배구조도 바탕이 됐다. 이 대표는 “조직 문화가 끈끈해 들어오는 사람은 있어도 나가는 사람은 없다”고 자랑했다.

동인 신입 변호사는 소수의 파트너 변호사 밑에서 ‘도제식’으로 한 분야만 경험하는 다른 로펌과 달리 2년에 한 번씩 형사, 송무, 금융, 건설부동산 등의 4개 분야를 의무적으로 거친다. 이 대표는 “한 분야만 경험해본 변호사는 ‘수술용 메스’ 한 번 안 잡아보고 약 처방만 할 줄 아는 의사와 마찬가지”라며 “동인에서 교육받은 변호사는 5년 후면 서울 서초동에서 개업해도 성공할 정도의 경쟁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동인은 로펌 중 이례적으로 신입 변호사를 뽑을 때 필기시험을 치른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서다. 작년엔 최종 합격자 전원이 검찰에 중복 합격해 화제가 됐다. 동인은 거둬들이는 매출 가운데 변호사에게 배분하는 비율이 65%로 국내 로펌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직이 거의 없고 임금 상승 속도도 빠르다는 소문이 로스쿨 졸업생들에게 퍼지면서 작년 입사 경쟁률은 5 대 1을 기록했다. 검찰 법원 등 전관 출신이 많이 영입되다 보니 내부 출신 변호사들이 소외되는 문제는 ‘계약파트너(CP)’ 제도를 국내 로펌 처음으로 도입해 해결했다.

서초동 삼성생명빌딩 3개 층을 쓰는 동인은 대표나 일반 변호사 모두 똑같은 크기인 8.2㎡(2.5평)의 사무실을 사용한다. 동인을 배경으로 촬영된 KBS 인기드라마 ‘내딸 서영이’ 담당 PD는 동인 대표 사무실이 너무 좁은 것을 알고, 회의실을 극중 대표 사무실로 꾸몄다는 후문이다. 동인 대표는 2년마다 비밀투표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이 대표는 “올 들어 암호화폐팀, 환경바이오팀, 의료보건팀 등을 신설하는 등 자문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로펌인 중국 다청덴튼스(大成Dentons)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국내 유일한 로펌으로 국내 기업의 중국 법률 수요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