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SK하이닉스, 반도체 우려에 목표가 '줄하향'…"내년 상반기 반등"

입력 2018-12-17 10:45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반도체 수요둔화 전망에 주춤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하회하고, 내년 1분기 실적이 저점을 찍을 것으로 우려되서다. 내년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 매수 타이밍을 노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17일 오전 10시30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200원(0.32%) 상승한 6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 초반 6만1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장중 신저가도 경신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11.20%나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이 5조2000억원으로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 D램 가격 하락 폭이 기존 예상치보다 컸고, 낸드도 수요 부진으로 가격 하락 폭이 높았던 데 따른 여파다.

D램 수출 물가 지표에서도 가격 하락세가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D램 수출 물가는 지난달 2.0% 하락했으며, 8월부터 4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면서 목표주가를 7만8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조정했다.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 NH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각각 7만9000원, 8만5000원으로 낮췄다. 현대차증권과 키움증권도 목표주가를 소폭 하향해 9만2000원, 9만5000원으로 조정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실적 모멘텀이 둔화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미국 반도체 시장 조사 업체인 IC인사이츠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세계 D램 시장은 올해보다 1%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실적이 저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매출액은 9조원, 영업이익 4조원으로 시장예상치(4조3000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쟁사보다 낮은 재고 수준을 보유, 가격 안정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각 제품별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대외 불안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PC 모바일 비트코인 채굴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데이터센터 부품 재고 정책도 급격하게 보수적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화웨이 멍완저우 이슈로 변수가 복잡해지고, 미국 소비 증가율 둔화와 중국 수입 감소로 불안감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에 매수 타이밍을 노려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신규 수요(Backbone)와 가입자망 모두 수요가 겹쳐질 경우 서버 D램의 2차 슈퍼 사이클은 현재 단기 비관론을 제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상반기는 1년간의 트레이딩 전략을 바꿀 절호의 매수 후 보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내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분기 이후 IT 성수기 진입 및 인텔 추가 케파 투자로 CPU 공급 부족이 완화하고, 인텔 신규 캐스케이드 레이크 서버 CPU 설치와 데이터센터 고객 메모리 구매 재개 등으로 수요 개선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에 바닥을 찍고 2분기에 유사한 수준을 보인 후 3분기부터 본격 개선될 전망"이라며 "주가 반등은 이보다 빠른 2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