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종 쌤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40·끝) 핵융합
원자는 핵과 전자로 이뤄졌다.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나눌 수 있다. 핵의 질량은 양성자와 중성자 입자를 모두 더한 질량 총합과 같아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해 형성된 질량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이를 질량 결손(Mass defect)이라고 한다.
질량 변화가 에너지로
예를 들면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로 이뤄진 헬륨(4He) 원자핵의 질량은 4.0015u이다. 그런데 양성자와 중성자 2개씩 꺼내서 더해 보면 질량은 4.0320u이다. 즉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가 결합해 헬륨(4He) 원자핵이 되면서 0.0305u만큼의 질량이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원자들도 원자핵의 질량은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각각 따로 떨어져 있을 때의 총합보다 작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하면서 감소하는 질량만큼 에너지로 방출되기 때문에 원자핵의 질량이 작아지는 것이다. 1905년 아인슈타인(1879~1955)은 질량의 변화가 에너지 양으로 변환될 수 있다는 내용의 ‘질량-에너지 등가(Mass-Energy equivalence)’의 관계를 ‘E=mc2’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과 플라스마
플라스마 상태에서 수소 원자핵들이 융합해 헬륨 원자핵을 만들 듯이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하는 화학 반응을 핵융합 반응이라고 한다. 태양의 중심에서 수소(1H)의 원자핵들이 충돌해 헬륨(2He)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발생하는 빛과 열에너지가 지구에 전달되고, 이 에너지를 받아 동식물이 살아간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태양은 핵융합 반응을 지속할 것이다. 지구에 사는 동식물은 앞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태양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도 일으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로 중수소(2H)와 삼중수소(3H)가 핵융합 반응을 위한 연료로 사용돼야 한다. 중수소는 바닷물 중의 물(H2O) 분자로부터 무한하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삼중수소는 자연적으로 거의 존재하지 않는 수소의 동위 원소이기 때문에 핵융합로 안에서 리튬(3Li)을 핵 변환시켜 얻어야 한다. 이 과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의 상태는 고체(solid), 액체(liquid), 기체(gas) 등 세 가지 상태가 있다. 일반적으로 고체에 에너지를 계속 가하면 액체를 거쳐 기체로 물질의 상태가 변한다. 여기서 에너지를 계속 더 공급해 수만 도 이상에 도달하면 음전하와 양전하로 분리된 기체 상태가 된다. 이를 플라스마(plasma)라고 한다.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은 태양과 같은 초고온의 플라스마 상태, 즉 약 1억도 정도의 플라스마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약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담고, 핵융합 반응이 유지되도록 가둬 둘 용기가 필요하다. 이상 세 가지 조건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조건이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각국의 경쟁
우리가 핵융합 반응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현재 사용하는 에너지 때문이다. 인류가 주 에너지로 사용하는 석유, 석탄, 가스 등은 화석연료여서 궁극적으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인류가 사용할 화석연료의 확인 매장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더 좋은 에너지를 찾으려는 인류의 노력 탓에 새로운 에너지를 향한 연구개발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원자력 발전은 제어장치 개발로 더욱 더 안전해지고 있지만 핵융합 에너지를 만들어 내려는 인류의 기술 본능을 억누르지는 못할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는 핵융합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인공 태양을 띄운다는 소식도 있었다. 핵융합을 주 에너지로 사용할 날도 언젠가는 올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통합과학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태양에서 수소 핵융합 반응을 통해 질량의 일부가 에너지로 바뀌고 그중 일부가 지구에서 에너지 순환을 일으켜 다양한 에너지로 되는 과정을 추론할 수 있다”는 성취 기준에 따라 썼습니다.
강신종 < 용화여고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