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6년 만에 해외 경영전략회의
CJ 주요 경영진 및 계열사 사장단 LA 집결
"글로벌 사업 성과 없다, 필사의 각오로 해야"
"자신감·능동적 태도 갖고 있는 인재확보 중요"
"13년간 글로벌 사업이 성과가 없었다. 필사의 각오로 분발해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달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6년 만에 해외에서 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쓴소리를 하며 계열사 사장단에 변화를 주문했다.
이 회장은 13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사업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이 해외 사업장에서 그룹 주요 경영진과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은 2012년 베트남과 중국에 이어 6년 만이다.
최근 CJ는 물류기업 DSC로지스틱스 인수에 이어 그룹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액(2조원)으로 냉동식품회사 슈완스를 인수하는 등 미주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는만큼, 미주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주요 경영진들을 미국에 집결시켜 직접 현황 점검에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식품, 문화, 바이오, 물류 등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영토 확장의 무한한 기회가 있다"며 "얼마나 글로벌 영토확장을 하느냐에 따라 CJ의 미래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이곳 LA에서 글로벌 도약을 선언한 이후 13년동안 글로벌 사업은 큰 성과 없이 더디게 성장했다"며 "바이오, 식품 HMR, ENM 드라마 등 일부 사업적 성과가 있으나 아직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라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목표 대비 부진한 글로벌 성장을 지적했다.
내년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이 회장은 "2019년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시기로, 절박함을 갖고 특단의 사업구조 혁신과 실행 전략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각 사업에서 글로벌 NO.1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역량의 확보가 기본"이라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미래 트렌드 변화를 선도하고 글로벌 수준에 맞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아직 국내외 성과가 미진한 사업에 대해 "필사의 각오로 분발해 반드시 빠른 시일내 글로벌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CJ는 내년에 적극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과 함께 경제불황에 대비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불황과 장기저성장에 대비해 상시적 구조 혁신을 통한 체질 강화와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글로벌 인재 확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세계를 재패할 자신감을 가진 반듯한 하고잡이형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청년들의 창의적 도전과 성장이 가능한 일자리 창출은 그룹이 포기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명"이라고 했다.
하고잡이형 인재란 마음에서 스스로 우러나와 자발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 표준어는 아니지만 이 회장이 평소 즐겨 사용하는 말로 알려져 있다.
이날 회의에는 박근희 부회장,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 ENM 대표 등 그룹 주요 경영진 50여명이 참석해 글로벌 도약 의지를 다졌다.
CJ그룹은 중국, 베트남에 이어 미주를 글로벌 사업의 핵심 전략지역으로 삼고 일찍부터 미국, 브라질, 멕시코 등 미주 3개국에 진출해 식품·바이오·물류·문화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이를 발판으로 바이오, 식품, 물류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형 M&A를 추진하는 등 사업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