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우버와 손잡고 美 전역서 커피 배달 '파격'

입력 2018-12-14 17:48
'오프라인 매장 중시' 방침 탈피
성장세 꺾이자 中 이어 도입


[ 설지연 기자 ]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중국에 이어 본고장 미국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세계를 주름잡는 스타벅스지만 최근 성장세가 둔해지자 기존 방침을 깨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투자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사업 전략을 새로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자동차 공유업체 우버의 음식 배달 플랫폼 우버이츠와 손잡고 지난 9월부터 마이애미주(州)에서 시범 운영 중인 커피 배달 서비스를 미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내 8500여 개 직영 매장 중 2000여 곳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지난달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산하 음식 배달 플랫폼 ‘어러머’와 함께 베이징 상하이 등 17개 도시, 1100개 매장(11월 기준)에서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중국에선 30개 도시, 2000여 개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배달 수수료는 소비자가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3년 전 시애틀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험해 봤지만 배달료가 커피 한 잔 값보다 비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존슨 CEO는 “배달 수수료를 얼마로 책정해야 할지는 여전히 실험 중”이라며 “많은 고객이 이용할수록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배달 서비스의 효용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송 도중 온도 등 음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물 튀김 방지 뚜껑, 변조 방지 포장용기 등을 별도 제작했다. 배달 시간은 30분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선 스타벅스의 배달 서비스 도입을 파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타벅스가 그간 단순히 식음료가 아니라 ‘문화와 공간을 파는 기업’을 지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마케팅의 핵심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증가세가 꺾이는 등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국에선 지난해 스타벅스를 벤치마킹해 설립된 토종 커피 체인 루이싱커피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글로벌 인력 5% 감축, 매장 폐쇄 등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2012년 인수한 차 전문 브랜드 티바나도 접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