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수소차 부품 사업 키우는 일진그룹

입력 2018-12-12 17:25
일진머티리얼즈·복합소재 등 계열사 앞세워 '신성장동력' 찾기

2차전지 핵심소재 '일렉포일'
내년부터 年 생산량 1만t 증가


[ 김진수 기자 ] 전기·전자제품 부품 및 소재를 생산하는 일진그룹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일전전기 등 45개 계열사(해외 17개 포함)는 초고압케이블 같은 각종 전기부품은 물론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 스마트기기 디스플레이 부품, 2차전지 소재 등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최근 그룹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는 친환경차로 꼽히는 전기차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일진복합소재 등이다. 새로운 그룹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내부 평가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전지에 사용되는 ‘일렉포일’을 생산한다. 일렉포일은 황산구리용액을 전기 분해해 만드는 두께 10㎛(1㎛=100만분의 1m) 이하의 얇은 구리 박(薄)이다.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대형 2차전지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전지용 일렉포일 점유율 1위(생산능력 기준)로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중국 BYD 등 주요 배터리 제조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 7월 차세대 전기차용 일렉포일(I2S)을 개발해 양산하고 있다. I2S는 고용량·고배출 배터리를 제조할 때 발생하는 고온·고압에도 견딜 수 있는 더 얇고 강한 소재다. 1584억원을 투입해 세운 말레이시아 공장이 내년 초 가동하면 2차전지용 일렉포일 생산 능력은 연간 1만4000t에서 2만4000t으로 1만t가량 증가할 예정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 8월 한 업체와 내년부터 연간 1만2000t 등 총 5년간 6만t(8000억원 상당)의 2차전지용 일렉포일 장기공급 계약을 맺었다.

일진다이아몬드 자회사(지분 82.8%)인 일진복합소재는 CNG(압축천연가스)탱크, 수소연료탱크 등 플라스틱 복합소재 연료탱크 전문기업이다. 2014년 현대차가 세계 처음 상용화한 투싼 수소전기차에 연료탱크를 공급한 데 이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에도 연료탱크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고강도 플라스틱 복합소재에 탄소섬유를 감아(와인딩) 만든 연료탱크는 기존 철제 연료탱크에 비해 60%가량 가볍고 강도는 10배 이상 강하다. 일진복합소재는 전용 생산라인을 깔고 자재검사, 융착, 코팅, 건조 등 18개 공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한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예산결산소위에서 내년 수소연료전기차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원 예산을 5500대, 1761억원으로 기존 정부안(2000대,450억원)보다 대폭 확대하기로 의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소연료탱크는 파열 내압 방폭 화염 등 25개 항목의 국제기준 및 테스트를 통과해야 출하할 수 있다”며 “정부의 수소전기차 육성 방침에 따라 일진복합소재의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