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경영 주체들의 사기 진작이 시급하다 … 이종윤 외대 명예교수

입력 2018-12-12 14:54
[시론] 경영주체들의 사기진작이 시급하다

문재인 정권 출범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경제 성과가 참담하다. 실업률은 증가했고 분배구조는 악화됐으며 심지어 기업과 사람이 이 나라를 떠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나라에 경영활기를 되찾게 할 것인가가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다.

그 접근 방법으로서는 무엇보다 이 땅의 기업인들이 의욕을 가지고 기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 환경의 조성이 시급하다. 그간 대기업들은 적폐 대상으로 지목되어 여러 가지 형태의 시달림을 당했다.

중소기업들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추진에 따른 생산성을 넘는 임금수준의 급등으로 인해 심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 전 기업인들이 경영 의욕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 기업인들이 처한 경영실태이다.

일국의 경영 발전에 있어서 기업인들을 위시한 경영주체들이 의욕에 차 기업 활동에 임하느냐 그렇지 못하고 기가 죽은 채 기업 활동에 임하느냐는 동일한 경영 환경 아래 경영 성과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한국경제의 침체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업인들의 ‘기업하고 싶은 의욕’을 북돋우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과제라고 하겠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목격하는 것처럼 오늘날의 전쟁은 경제전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글로벌 시대의 경쟁 전쟁에서 우리끼리 치고받아 봤자 우리만 움츠러들고 만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경제전쟁의 일선에 서 있는 기업인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대기업의 경우, 큰 비리를 방치해서는 안 되겠지만 국제적 기준에서 특별히 문제가 안 된다면 가능한 한 경영 간섭을 극소화시켜 경영활동을 자유스럽게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노동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 지불은 이미 확인되고 있는 것처럼 경영 압박 및 실업 증대만 초래함으로 임금수준은 당해 중소기업의 지급능력 내지 노동생산성에 의해서 결정되도록 맡기고, 임금이 생계수준에 못 미치는 부분을 재정에서 보전시키는 방법을 채택하면 경영 압박과 실업 증대를 억제하게 되어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오히려 지금보다 지출을 줄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지금 중소기업자들이 받고 있는 경영 압박을 완화시켜 중소기업 경영자들로 하여금 경영활동에 더욱 전념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대기업 종사자와 중소기업 종사자 간의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지나친 임금격차는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종사자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있으며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대기업 종사자와 중소기업 종사자간 임금 격차가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는 80% 수준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50% 남짓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임금 격차를 유럽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제도적 조정, 중소기업 종사자의 기술교육 향상을 통한 생산성 향상, 그리고 강성노조의 결과물이기도 한 노동생산성에 비해 지나친 고임금의 적절한 조절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대기업 종사자와 중소기업 종사자간,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다면 중소기업종사자와 비정규직 종사자의 사기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중소기업의 경영 활기를 크게 진작시킬 것이며, 중소기업 고용도 지금보다 크게 증가하여 국내 소비 증대로 연결될 것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이익공유제를 추진하겠다는 논의가 있다. 이러한 인위적 이익공유제의 추진은 대기업으로 하여금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기피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중소기업 경영을 더 어렵게 할 것이다. 그렇게 접근하기 보다는 다각적인 방법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통해 사실상 이익이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열한 국제 경제 경쟁 시대에서 일국의 경제적 생존과 발전을 위해선 국제 경쟁 대열에 서 있는 각 경영주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책당국은 대내적 비합리적 부분은 고쳐나가더라도 그것이 지나쳐 대외적 자신감을 상실하게 한다면 그것보다 더 어리석은 짓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종윤 한국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