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
2016년 GDP의 0.7% 차지
[ 이지현 기자 ]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한 해 11조4679억원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총생산(GDP)의 0.7% 규모다. 비만한 사람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 의료비 지출이 많은 데다 각종 질환으로 생산활동을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비만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연구한 결과 2016년 한 해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11조4679억원이 넘었다고 10일 발표했다. 건강보험공단은 2003~2004년 건강검진을 받은 1009만1251명의 의료비 지출 규모, 평균 임금, 간병·교통비 등을 조사했다. 전체 사회경제적 비용의 51.3%는 의료비(5조8858억원)가 차지했다. 생산성 저하로 인한 비용(2조3518억원), 생산성 손실 비용(1조4976억원), 조기 사망 비용(1조1489억원), 간병비(4898억원), 교통비(94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비만 남성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이 여성보다 1.3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26.8%), 60대(21.2%), 40대(18.2%) 순이었다.
비만한 사람이 호소한 질환별로 보면 당뇨병 때문에 발생한 비용이 2조62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고혈압(1조9698억원), 허혈성 심장질환(7925억원) 등도 사회비용 지출이 많은 질환으로 꼽혔다. 이선미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만이 생산가능 인구인 30~50대의 건강을 해치고 만성질환 진료비 증가에 기여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했다.
건강보험료 지출 수준과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 손실 비율을 함께 분석한 결과에선 저소득층인 의료급여 계층과 고소득층에서 각각 비만으로 인한 손실 비율이 높아졌다. 비만 때문에 생기는 의료비 지출을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전남에 사는 사람들의 1인당 의료비 지출이 33만8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북(32만5000원), 부산(31만6000원), 강원(30만7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비만 치료를 위한 진료비 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4조4000억원이던 비만 진료비는 2016년 5조9000억원으로 3년 만에 1조5000억원가량 증가했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비만 문제가 건강보험 재정안정화를 위해 주요하게 다뤄야 할 과제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만 예방 관리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