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전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성장률이 6.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어 주목됩니다. 중국 대형 증권사 광파증권(廣發證券)의 선밍가오(沈明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일 지금과 같은 경기 하방 압력이 지속되면 내년 상반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중국 GDP 증가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네 가지를 들었는데요. 우선 외부 환경이 중국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이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부동산 투자 증가율도 올해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다음으로 제조업 구조조정과 수출 둔화 여파로 제조업 투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융 관리감독이 엄격해지고 지방정부의 부채 축소 방침으로 인프라 투자 증대가 제한적일 것으로 지적했습니다.
선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 둔화에 대응하려면 내년에는 중국 정부가 무엇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통화정책을 결합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래야만 시장을 안정시키고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지요. 아울러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을 3%에서 5%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최근 들어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연구기관들이 늘고 있는데요.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중국의 내년 GDP 증가율 전망치를 6.6%에서 6.0%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무디스는 내년 미·중 무역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경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미·중 무역전쟁이 더 확대되면 중국의 내년 성장률이 5.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중국 성장률이 29년 전 수준으로 후진할 것으로 예상한건데요. 왕타오 UBS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고율 관세와 무역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내년 중국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중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과 중국의 대표적 국유은행인 중국은행은 내년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와 비슷한 6.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느 쪽의 전망이 맞아떨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