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겨울에 주의해야 할 질병

입력 2018-12-09 17:34
장동민 <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 >


본격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제 영하의 한파가 느껴지는 계절이 됐다. 《동의보감》을 보면 때에 따라 주의해야 할 덕목 중에서 ‘1년 중에는 겨울에 먼 길을 가지 말라’는 것이 기록돼 있을 만큼 사계절 중에서 겨울의 추위는 건강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겨울에 쉽게 걸리거나 더 악화되는 질병을 알아두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은 역시 ‘감기’와 ‘독감’이다. 물론 두 질병의 원인은 서로 다르지만 둘 다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져 발생한다는 점에선 동일하다. 그런데 겨울이 돼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력도 덩달아 떨어진다. 실제 우리 피부에는 우리 몸을 방어하는 ‘위기(衛氣)’라는 기운이 있는데, 이 기운이 약해지면 체온이 떨어진다. 따라서 양기(陽氣)를 강화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감기와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근육과 인대 및 뼈를 다치기 쉽다. 물론 눈길이나 빙판에 미끄러져 다치기 쉽다는 뜻도 있지만, 자그마한 충격이나 손상임에도 불구하고 더 큰 부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추위로 인해 근골(筋骨)이 경직되고 굳어져 부드럽게 완충작용을 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에 운동할 때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거나 따뜻한 찜질을 미리 해주는 것이 좋다.

세 번째로 혈관질환이 악화돼 중풍이나 심근경색 등의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차가운 날씨는 우리 몸의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혈관질환이 악화되는데, 특히 뇌혈관이나 심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겨울에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평소 비만이거나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더 조심해야 하는데, 특히 급격한 온도 변화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 따라서 외출할 때는 모자나 목도리, 장갑 등으로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보온해야 하며 운동을 할 때도 가급적이면 아침보다는 저녁에 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당뇨가 있는 사람들도 겨울을 조심해야 한다. 겨울에는 운동 부족과 영양 과잉 등으로 인해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차가운 날씨로 인해 말초혈관의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끝, 발끝이 아프거나 저리면서 쥐가 잘 난다. 특히 팔다리가 시리고 차가울 때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수시로 손발을 주물러주면서 계속 운동해 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