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 'GBC 심의 지연'에 삐걱

입력 2018-12-09 17:10
기본계획 세우고도 '차질'

현대차 1조7461억원이 재원
국토부 심의 늦어져 집행 못 해


[ 최진석 기자 ] 서울시의 동남권 핵심 사업인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조감도) 조성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재원으로 써야 할 사업비 1조7461억원을 확보하지 못해서다. 사업비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공공기여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하지만 GBC 개발 사업이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심의위원회(이하 수도권심의) 문턱을 1년째 넘지 못하고 있다. GBC 개발 사업이 계속 표류하면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사업까지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9일 서울시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탄천보행교 신설 기본계획을 끝으로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 내 모든 사업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을 마쳤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기본 및 실시설계 등 다음 단계는 공공기여금 집행이 이뤄져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공기여금 집행은 당분간 불가능할 전망이다. GBC 개발 사업이 수도권심의 단계에서 표류하고 있어서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심의에서 의결돼야만 다음 단계인 건축 심의·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공공기여금은 건축 허가가 난 뒤 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12월에 이어 지난 3월과 7월 열린 수도권심의에서도 합격 통보를 받지 못했다. 지난달에는 수도권심의가 열리지 않았다. 이달에는 중순께 열릴 예정이다.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삼성동 코엑스와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190만㎡ 부지를 개발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리모델링과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조성, 현대차 GBC 건립,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 구축, 한강·탄천 시민 여가 공간 조성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주경기장 리모델링, 유스호스텔 건립(총 사업비 2800억원)과 올림픽대로·탄천동서로 일부 구간 지하화 및 나들목 개선 등 도로 개선(6516억원), 탄천보행교 신설(409억원), 한강·탄천 정비 사업(507억원), 학생체육관 이전(700억원) 등은 모두 공공기여금으로 진행된다. 시 관계자는 “GBC 사업이 지연되면 잠실 일대 개발 사업도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최근 기본설계 작업에 들어갔다. 국가철도교통망이 연계된 사업인 만큼 공공기여금 외에도 국비(4450억원)와 시비(1537억원), 교통개선대책 분담금(887억원) 등 다른 예산도 투입되기 때문이다. 시는 내년 2월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한 후 공사 발주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총 사업비 1조3000억원 중 공공기여금 비중이 30%에 달하기 때문에 GBC 사업 일정 지연이 장기화되면 이 사업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