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국서 '노란조끼' 시위 12만명 집결…"1000명가량 구금"

입력 2018-12-09 11:22
수정 2019-03-09 00:00

프랑스 파리·리옹·마르세유 등 전국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시민들이 8일(이하 현지시간) 네 번째 대규모 집회를 열고 부유세 부활과 서민복지 추가대책 등을 요구했다.

수도 파리의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 등지에 모인 시위대는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하거나 방화와 약탈을 일삼으며 130여 명이 다치고 1000명가량이 구금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날 시위는 지난 주말만큼 과격 양상을 보이지는 않았다. 지난주 방화와 약탈 등 과격 시위가 벌어졌던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는 이른 아침부터 중무장한 경찰의 삼엄한 통제 속에 노란 조끼를 입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대부분 노란색 형광 조끼를 입은 시위 참가자들은 조끼 뒤에 '마크롱 퇴진', '민중 전선' 등의 문구를 적어 넣고 최저임금 인상, 거주세 인하, 부유세(ISF) 부활, 대입제도 개편 철회 등 다양한 요구를 내놨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노란 조끼의 집회 규모는 파리 8000명, 전국 총 12만50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노란 조끼' 집회는 1차 때인 지난달 17일 전국에서 29만명이 집결한 데 이어 2차 집회 16만6000명, 3차 집회 13만6000명으로 계속 축소됐다. 이날은 한 주전보다 참가인원이 1만1000명이 더 줄었다.

당국은 파리에만 8000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샹젤리제 거리와 개선문, 바스티유 광장 등 주요 집회 장소들을 통제했고, 전국적으로는 8만9000명의 경찰을 집회 경비에 동원했다.

파리뿐 아니라 리옹, 마르세유, 보르도 등 주요 도시의 도심과 고속도로 출입구 등에 '노란 조끼'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 등 곳곳에서는 시위대가 행진을 시도하다가 아침부터 곳곳에서 경찰에 가로막혔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고 살수차의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를 통제했고, 시위대의 방화로 전국에서 다수의 차량이 불탔다.

샹젤리제 거리의 커피숍 등 상점들 일부가 시위대의 습격을 받았지만, 우려됐던 과격 시위대의 대규모 약탈과 방화 등 폭력사태는 없었다.

이는 당국이 지난주 파리의 폭력시위 사태 이후 경찰력을 대폭 늘리고 위험인물들을 사전 검문검색에서 대거 체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른 아침부터 파리 주요 역 앞과 샹젤리제 거리로 통하는 도심 길목에서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시민들을 일일이 검문·검색했다.

경찰은 이날 저녁까지 파리에서만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 위해를 가할 만한 물품을 소지한 650명을 비롯해 모두 974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날 파리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인 엘리제궁 인근 등 주요 장소에 경찰 장갑차가 투입됐다. 파리 시위 현장에 장갑차가 동원된 것은 지난 2005년 파리 인근 낙후지역의 폭동사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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