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동강시스타 이어 보령 웨스토피아도...경영난 빠진 폐광지대 리조트 잇따라 매물로

입력 2018-12-06 15:51
≪이 기사는 12월05일(16: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영월 동강시스타에 이어 보령 웨스토피아까지 폐광지대 대체산업으로 설립된 리조트들이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충남 보령에 있는 웨스토피아 리조트 운영사 ㈜대천리조트(이하 웨스토피아)의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회계법인은 오는 14일 그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복수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매각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웨스토피아는 앞서 자체 워크아웃을 진행하면서 두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웨스토피아는 한때 국내 주요 석탄 산지였던 보령 내 광산 폐광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2007년부터 설립이 추진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 강원랜드, 보령시가 자본금 740억원을 들여 2011년 개장했다. 웨스토피아는 9홀 대중제 골프장과 지하2층 지상 10층 건물에 100실을 갖춘 콘도미니엄, 실내워터파크, 레일바이크 등 시설을 갖췄다.

인기 해수욕장인 대천 해수욕장과 인접해있어 기대감을 모았지만 웨스토피아는 개장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난을 겪었다. 매출액은 연간 60억원대로 정체된 가운데 매년 10억~30억원씩 누적된 손실로 2017년 기준 자본잠식률이 34%에 달했다. 한 리조트 업계 관계자는 “실수요를 반영하지 않은 채 이뤄진 무리한 시설투자로 적자 경영이 불가피했다”며 “낙하산 인사나 경직적인 지역민 고용 정책 등 리조트 운영의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공기업식 영업 행태도 부실에 한 몫했다”고 말했다.

웨스토피아 인수는 운영사인 ㈜대천리조트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를 인수해 주 채권자인 NH농협은행이 가진 240억원 상당의 채무를 변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240억원은 웨스토피아가 자체 워크아웃을 진행하면서 실사를 맡은 삼일PwC회계법인이 산출한 청산가치이기도 하다. 기존 출자기관 주주구성은 △한국광해관리공단 38.1% △보령시 33.3% △강원랜드 28.6%다.

개장 이래 손실이 계속돼온 만큼 매각가는 청산가치 수준을 크게 넘어서진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홀 골프장의 매출이익률(매출원가/매출액)이 지난해 50%에 달할 정도로 높고, 영업손실 역시 2015년 18억원에서 지난해 약 4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경영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매년 적자를 기록한 리조트에 큰 돈을 걸 민간 사업자는 찾기 힘들다. 정부기관 및 지역자치단체가 대주주인만큼 인수자가 독립적 경영을 펼치기 어렵다는 우려도 크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근거리 단기 여행이 늘면서 보령 등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충청권 관광수요는 증가추세”라며 “전문성을 가진 인수자가 주도적으로 경영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웨스토피아의 경영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토피아 뿐 아니라 강원 영월 동강시스타, 삼척 블랙밸리컨트리클럽(CC), 삼척 하이원추추파크, 경북 문경 문경레저타운, 전남 화순 바리오화순 등 폐광지대 대체산업으로 설립된 시설 중 대부분이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회생절차를 신청한 동강시스타는 최근 자구 회생계획이 무산되며 외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11년 설립된 바리오화순은 작년까지도 구체적인 사업 없이 매년 8억원 가량의 관리비만 들어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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