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업들,친환경차 원천기술 확보 서둘러야

입력 2018-12-06 10:55
친환경차 보급 확산에 따른 부산 자동차부품업계 대응 실태
친환경차 확산, 지역 부품업계 우려 있지만 기대감 커



부산지역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친환경차의 보급 확산에도 원천기술이 없어 시장 선점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지적됐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친환경차 보급 확산에 따른 지역 자동차부품업계 대응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지역의 자동차부품 제조사 100개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응답 기업의 59.0%가 친환경 자동차의 확산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부정적 의견을 보인 기업은 41.0%로 나타나 대체로 우려 보다는 기대감이 높았다.

생산품목별로는 엔진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기업의 경우는 58.8%가 부정적 의견을 보여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았다.반면 차체 생산 기업은 68.1%, 조향 및 현가장치 기업은 60.0%, 제동장치와 기타자동차부품 기업은 각각 70.0%가 긍정적 영향을 기대해 생산품목에 따라 업체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우려가 높은 것은 친환경차에 대한 제품과 기술의 대체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친환경차의 보급 확산에 따라 자동차부품 기업이 가장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시장 확대에 따른 신규 수주 증가와 제품 단가 개선이었다. 친환경차 보급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예상한 업체 중 36.5%가 기대를 나타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연구개발(R&D) 지원 등 각종 정책 지원’ 28.6%,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20.6% 등의 순이었다. 관련기술에 대한 기대는 14.3%로 가장 낮았다. 이는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 대부분이 친환경차와 관련된 기술개발이 미진하기 때문이라고 상의는 분석했다.

전기나 수소차에 대한 기술 확보 여부를 확인한 결과, 조사업체의 84.0%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기술을 개발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12.0%, 부분적 보유는 4%에 그쳤다. 기술을 보유 하고 있다는 기업은 한 곳도 없어 관련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친환경차 보급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기업들도 ‘기존제품의 연관성 부족(33.3%)’과 ‘관련 기술 미보유(31.4%)’를 주된 사유로 들었다.친환경차 관련 제품과 기술 개발이 미진함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친환경차 관련 기술개발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기술개발을 위한 로드맵이 없다는 것이었다. 응답업체의 35.0%가 이를 지적했다. 다음으로는 ‘기술개발 자금 부족’ 28.0%, ‘전문인력 부재’ 20.0%, ‘원청업체와의 기술협력 부족’ 13.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술개발과 관련해서는 지난 7월 정부가 신산업 기술 로드맵을 통해 중장기 기술 개발 전략을 발표했다.그러나 대부분 배터리와 센서 등에 집중된 반면, 기존 자동차부품 산업에 대한 기술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했다.

조사업체의 절반에 가까운 48.5%의 기업이 친환경차 확산에 대한 자체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따라서 상의는 지역 자동차부품업계가 친환경차 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이전과 개발을 선도해 나갈 R&D 센터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자동차부품업계가 국내 완성차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산업지형을 바꾸게 될 친환경 미래차 패러다임에 빠르게 대처한다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완성차와 협력업체 간 개별 기술개발 프로세스와는 별도로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동남권에 친환경자동차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R&D 센터 설립과 전문인력 양성기관 설치에 대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