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지점서 근무할 신입사원 뽑는 국민은행

입력 2018-12-06 10:01
수정 2018-12-06 15:10


(공태윤 산업부 기자) 일본기업들이 한국인재 유치에 팔을 걷었다. 5일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에 채용부스를 마련한 일본기업은 33개사. 어떤 기업은 회사소개, 매출현황, 주요거래처 등을 한국어로 번역해 자료를 나눠주었고, 또 다른 기업은 한국어로 신입사원, 대리,과장급 연봉을 번역해 공개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만큼 인재유치가 발등의 불이라는 것이다. 이때문에 이날 일본취업부스엔 온종일 구직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일본기업 3곳 △KB국민은행 도쿄지점 △SB클라우드 △심메트릭스 인사담당자를 만나 채용에 대해 물었다.

◆국민은행 도쿄지점 “신입사원 1~2명 채용”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은 외환·기업투자금융 분야에서 근무할 신입직원 1~2명을 채용중이다. 일본인가 능숙하면서 영어로 의사소통과 문서작성이 가능하면 우대한다. 오지석 국민은행 도쿄지점장은 “경력직보다는 대졸 신입직원을 뽑고 있다”며 “법·상경계 전공자로서 어학능력이 뛰어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은행 도쿄지점에는 주재원 4명과 12명의 현지 채용인이 근무중이다. 12명 가운데는 일본인이 5명, 한국인이 7명으로 한국인들은 모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오 지점장은 “최근 일본경제가 활황세를 보여 일본인 지원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채용도 모두 한국인으로 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채용박람회를 통해 선발된 지원자는 추후 전화인터뷰(한국거주 지원자) 또는 현장인터뷰(일본거주 지원자)를 통해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선발자는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정식 임용된다. 국민은행 도쿄지점 주재원을 제외한 직원은 모두 계약직으로 1년마다 재계약을 한다. 오 지점장은 “매년 계약을 하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계속 계약이 갱신 된다”며 “입행 후 5년이 지나면 일본의 노동기준법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신입직원의 연봉은 300만~350만엔(한화 295만원~345만원)수준. 이는 월급에 주거비와 교통비가 포함된 금액이다. 오 지점장은 “일본기업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이라며 “부양가족이 있다면 주거비와 교통비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지점장은 지원예정자들에게 “정말 일본에서 장기간 근무하겠다는 각오와 준비를 가지고 지원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원서(이력서, 자기소개서, 직무경력서)는 이메일(kbg142318@kbfg.com)로 제출하면 된다.

◆ “한국인 어학능력과 성장욕구 강해”

일본 소프트방크의 자회사 SB클라우드는 한국인 엔지니어를 채용중이다. SB클라우드는 소프트방크(지분 60%)와 알리바바(지분 40%)가 합작하여 2년전 세운 회사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다. 약 120명(11월1일 기준)의 임직원중 29%가 외국인이며 소수의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다. 이승희 인사담당 매니저는 “지난해 입사한 한국인 신입사원이 두드러진 활약을 하고 있어 한국인을 또 채용하러 오게 됐다”고 말했다. 오전중 10여명을 인터뷰 했다는 이 매니저는 △지원이유 △입사후 하고 싶은 일 등을 물어봤다고 했다. 이 매니저는 한국인의 강점으로 ‘뛰어난 어학실력’을 꼽았다. 그는 “엔지니어들의 기술력은 중국보다 한수 아래지만 어학능력이 뛰어나 성장속도가 빠르다”면서 “경영자를 꿈꾸는 등 발전의지가 강한것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수한 한국의 이공계대학생들이 한국의 대기업만 고집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일본어 능력과 관련해서 이 매니저는 “일본어는 잘할수록 좋다”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JLPT N2수준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인 향수병 못이겨 퇴사 안타까워”

일본의 정보통신 중소기업 심메트릭스는 IT(정보통신) 개발자 엔지니어를 채용중이다. 심메트릭스는 회사를 알리기 위해 회사정보자료를 한국어로 번역해 구직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전체 임직원 65명중 10명이 한국인일정도다. 아키라 카츄 심메트릭스 대표는 “한국인은 의욕이 넘치고 예의바른 사람이어서 계속 채용하고 싶은 국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채용한 한국인중 다수가 향수병을 못이겨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키라 대표는 “면접때 ‘왜 일본서 일하고 싶은가’를 물어 정말 일본에서 오랫동안 일할 의지가 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심메트릭스 채용부스엔 입사후 4년만에 퇴사한 한국인 박성은씨가 통역을 돕고 있었다. 박 씨는 “향수병을 못이겨 퇴직하게 됐다”며 “단지 한국취업이 어려워 도피를 위한 일본취업을 하려고 한다면 심각하게 다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키라 대표는 한국인만의 ‘끼리 끼리 문화’에 대한 지적도 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하려면 다양한 국가의 직원들이 모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때도 한국인들은 자기들끼리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이것이 때로는 강점이 되면서 약점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심메트릭스 신입사원의 초봉은 200만엔으로 교육비 해외연수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숙소는 월 3만엔만 지불하면 머물수 있는 기숙사를 제공중이다. (끝) /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