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앵무새 머리에 접착제를?…'지하철 토끼남' 동물학대 의혹

입력 2018-12-06 09:18
수정 2018-12-06 10:25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앵무새, 토끼를 데리고 다니는 것으로 방송을 탔던 일명 '지하철 토끼남'이 보도된 내용과는 달리 '동물 학대'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하철 토끼남이라고 알아?"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방송에서는 희귀병을 앓으며 동물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처럼 나오더니 실체는 충격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하철 토끼남이 데리고 다니는 앵무새는 꼬리가 절단됐고 날지도 못한다. 중심을 잡고 서 있을 수 없어 모자 위에 올려놓고 다닌다. 특히 앵무새가 쓰고 있는 모자는 접착제로 붙인 게 아니고서는 저렇게 가만히 있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새에 대해서도 "문조(참새의 한 종류)에게도 목걸이를 채워놓고 영상을 찍었다. 새가 불편해서 벗으려고 발버둥 친다. 끔찍하고 소름이 돋는다"라고 말했다.

또 "데리고 다니는 새의 종류는 계속 바뀌는데 이름은 '꾸숑'으로 같다. 토끼도 계속 바뀐다. 자세히 보면 모두 아기 토끼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토끼남'이 동물학대를 하고 있다는 증거로 '앵무가 문다는 이유로 부리 끝을 자르고 콧구멍에 립스틱 혹은 매니큐어를 칠했다'. '날지 못하게 하기 위해 꼬리와 날개가 잘려 있는 이른바 '윙컷'이 된 상태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면서 "그가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던 앵무새 하나가 처첨한 몰골로 구조됐다가 자연사했다. 유기한 것으로 보인다. 토끼뿐만 아니라 고양이까지 목줄을 매달아 끌고 다닌다는 목격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앵무새는 장난감 다루듯 갖고 놀다 병 들면 바꾸는 소모품이었고 토끼, 고양이 등 어린 개체들만 끌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관심받는 걸 즐기는 사람 같다"고 꼬집었다.


지하철 토끼남은 지난 6월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보도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토끼와 거북이 등을 데리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목격되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출생 후 고아가 됐고 양어머니에게 버림받은 후 혼자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했고 수혈 과정에서 후천성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HIV 감염인은 체내에 HIV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하며 병원체 보유자, 양성 판정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환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방송에서 지하철 토끼남은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주겠다는 생각에 앵무새를 아끼고 기르고 있다면서 감동을 줬다. 또 47세에 기초수급자인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봉사 활동을 하는 모습이 공개돼 이슈를 끌었다.

하지만 지하철 토끼남 '동물 학대' 의혹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방송에서 좋게 포장한 건가", "토끼는 정말 예민한 동물인데 지하철에 같이 타는 건 이해가 안 갔다", "정말 끔찍하다. 말 못 할 짐승이라고 액세서리 처럼 붙이고 다니는 것은 안된다", "죽은 앵무새 정말 불쌍하고 슬프다", "동물을 이용해 관심을 받고 싶은 사람인 듯"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SBS 방송캡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