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있어야 기업이 있다"…선친의 '사업보국' 정신 계승

입력 2018-12-05 16:59
3·1운동 100년, 호국 보훈 대표기업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매년 군부대 등 위문활동 펼쳐
'100년 기업' 향한 변화·혁신 진두지휘


[ 유재혁 기자 ]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SK 창업주인 선친 고(故) 최종건 회장이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기업을 일으킨 뜻을 가슴에 새겼다. 그래서 국가안보에 대한 관심과 헌신이 남다르다. 조국이 일제로부터 해방과 독립을 이룬 뒤에야 국민과 기업들이 비로소 활동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 배운 까닭이다.

최신원 회장은 2008년부터 SK그룹을 대표해 군부대와 사회안전기관 등에서 위문 활동을 해왔다. 군부대를 방문하거나 장병들을 후원하는 데 지금까지 총 40억원 상당의 금품을 전달했다. 2013년에는 위문 공로를 인정받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올해도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육·해·공군과 더불어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을 방문해 위문금과 구호물품 등을 전달했다. 최 회장은 3월 해병대사령부와 해병1사단을 방문해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는 여러분이 있어 더없이 든든하고 감사하다”며 “모든 국민이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장병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포항 지진 피해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임시 주거 환경에서도 최대한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에어컨, 김치 등의 위문품을 전했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매월 5군단(철원), 공군작전사령부(평택), 해군1함대(동해)를 방문해 장병들에게 총 3억원의 현금과 7500만원 상당의 위문품을 전달했다.

최 회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부와 봉사다. 그가 창립 멤버로 참여한 아너소사이어티는 세계 2위 고액 기부자 모임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5월에는 세계공동모금회(UWW)로부터 기부에 대한 공로로 초대 글로벌 필란트로피 어워드를 수상했다. 매년 연말에는 연탄 봉사, 김장 봉사, 바자회, 쪽방촌 방문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봉사활동에도 매진해 오고 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모태 회사인 SK네트웍스의 성장과 발전에도 헌신하고 있다. 기업 경영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는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사업보국’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소명이다.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려면 기업이 성장해야

최 회장은 SK네트웍스를 떠난 지 19년 만인 2016년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직물회사에서 종합상사로 한국의 산업 태동기와 발전기를 함께 해왔지만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SK네트웍스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이 정체됐을 때였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그는 발 벗고 나서기로 했다.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려면 기업의 지속 성장이 수반돼야 한다고 생각한 최 회장은 과감한 사업 재편을 통해 SK네트웍스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큰 폭으로 변화시켰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출근 첫날, 로비에 놓여 있는 선친의 동상 앞에 큰절을 올렸다. 그는 “도전과 개척의 창업정신을 되살려 SK네트웍스를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며 “모태 기업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되찾게 하겠다”고 강한 경영 의지를 천명했다.

최 회장은 또한 청평 별장으로 주요 임직원들을 불러 1박2일 워크숍을 열었다. 최종건 창업주가 생전에 회사와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경영을 구상하던 곳이 바로 청평 별장이었다. 최 회장은 여기서 회사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강력히 주문했다.

○복귀 후 미래형 사업으로 구조조정

최 회장의 복귀 후 SK네트웍스는 이후 패션, LPG충전소, 에너지마케팅 도매사업 등을 매각하고 동양매직(현 SK매직), AJ렌터카를 인수했다. 회사의 사업구조를 모빌리티와 홈케어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 성장형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올해로 창립 65주년을 맞은 SK네트웍스는 작은 직물회사에서 시작해 무역, 정보통신, 유통, 에너지 마케팅, 호텔 등 국가 경제의 발전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며 성장했다. 최 회장은 혁신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공유경제로 대변되는 미래 경영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써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최종건 창업 회장의 확고한 국가관과 투철한 기업가 정신을 계승한 최신원 회장이 ‘100년 기업’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