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11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고 4일 오후 9시 10분께 귀가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5분께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으로 올해 4월 경기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아 검찰에 소환됐다. 또 2016년 12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사실을 해당 트위터에 유포한 명예훼손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9일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김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김씨가 2013년부터 최근까지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면서 이 지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전 예비후보 등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온 것으로 결론 내리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김씨는 이날 오전 수원지검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문제의 트위터 계정에 등록된 g메일 아이디 'khk631000'과 똑같은 포털 다음(daum) 아이디의 마지막 접속지가 김씨 자택으로 나온 데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도 "힘들고 억울하지만, 우리 안의 갈등이 더 안타깝다"고 말하며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김씨를 상대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생성과 사용에 관여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휴대전화를 어떻게, 왜 처분했는지 등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그러나 검찰에서 그동안 밝혀온 것처럼 문제의 트위터 계정과 자신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달 27일 김씨가 이 계정으로 글을 작성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성남시 분당구 자택과 이 지사의 경기도청 집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당시 검찰은 김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아내 김혜경 씨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돼 검찰에 출석한 이날 월례조회를 주재해 "경기도청에 능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월례조회에서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권위는 있되 권위적이지는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면서 노 대통령을 끝까지 따르겠다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 지사는 공직자의 자세에 대해서도 "공무원은 무언가를 해주는 업무 특성 상 '공급자 마인드'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틀을 깨고 수요자의 입장, 동료직원의 입장, 도민의 입장에서 역지사지 할 수 있는 공무원이 진정 탁월한 공직자다"라며 흔들림 없는 공직자의 자세를 주문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