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파고드는 K유통·K푸드
음료코너 등 현지업체와 차별화
향후 점포 100개까지 늘리기로
[ 류시훈 기자 ] 지난달 말 찾은 베트남 호찌민 하이바쭝 지역의 뚜레쥬르 매장. 개점한 지 11년 된 베트남 1호점인데도 인테리어는 서울 도심의 매장만큼 깔끔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한국 매장에 대한 리뉴얼을 단계적으로 하면서 베트남에도 같은 콘셉트를 적용했다.
특히 커피 주스 등을 판매하는 음료바가 한쪽에 따로 갖춰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뚜레쥬르 해외 매장 중 음료바를 설치한 곳은 하이바쭝점이 처음이다. 그만큼 베트남 베이커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의미다.
CJ푸드빌은 베트남에서 3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1위 베이커리 전문점이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10개 점)보다도 점포가 많다. 파리바게뜨가 3400여 개, 뚜레쥬르가 1320여 개 점포를 운영하는 한국과 반대다.
최근엔 현지 업체들도 한국식 베이커리 전문점을 모방하고 있다. 하지만 CJ푸드빌의 베트남 진출 초기만 해도 에어컨이 나오는 매장에 앉아 갓 구운 빵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베트남엔 거의 없었다. 대량 생산되는 ‘양산 빵’에 익숙했던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각종 빵과 샐러드, 디저트, 커피 등을 즐길 수 있는 뚜레쥬르의 출현은 신선한 충격을 줬다. 베트남인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와 멤버십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곳도 뚜레쥬르였다.
뚜레쥬르는 처음부터 프리미엄 전략을 택했다. 중산층 이상을 타깃 고객으로 삼았다. 하이바쭝점엔 요즘도 하루 700~1000명이 방문한다. 한동안 신규점 출점을 자제해온 CJ푸드빌은 내년부터 점포를 늘린다. 중장기적으로 하노이와 호찌민에 50개, 그 이외 주요 도시에 50개 등 100개까지 점포를 확대할 계획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다낭이나 붕타우 지역에서 점포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호찌민=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