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4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심경을 밝혔다.
수원지검 공안부(김주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김씨는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검찰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포토라인에 섰다.
김씨는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짧게 이야기했다. 이어 "경찰 발표를 다 우연이라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힘들고 억울하지만 우연이 겹쳐 안타깝다"라고 말끝을 흐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앞서 이 지사는 김씨의 '혜경궁 김씨'의혹에 대해 "저의 아내는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은 물론 인스타그램 같은 SNS 계정이 없고 하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팩트의 전부"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제 아내에 대한 인신공격을 멈춰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금 인터넷과 SNS상에서 제 아내를 향한 허위사실에 근거한 도넘은 인신공격과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 때문에 고생은 많이 했지만 아내는 자기 이니셜을 넣은 익명계정을 만들어 누군가를 험하게 비방할만큼 바보도 나쁜 사람도 아닙니다. 익명의 공간에서 아무 관련없는 계정에 '혜경궁 김씨'라는 없던 이름까지 붙여가며 공격하는 것을 이제 멈춰주십시오. 아내가 몹시 힘들어합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쟁도 촛불혁명에 걸맞는 아름다운 것이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비난도 공격도 제가 모두 감수할 테니 아내는 끌어들이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27일에는 검찰이 자신의 자택과 집무실을 압수수색 한 데 대해 "일상적으로 하는 수사 활동이니 최대한 충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하며 "이 과정을 통해 이 사건의 실체가 빨리 드러나 제 아내가 자유롭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지난달 26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쁜마눌님'이라는 수신인과 통화하는 모습이 TV카메라에 잡혀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의 휴대전화 화면 포착을 두고 고의적인 노출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김씨는 올해 4월 경기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해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사실을 해당 트위터에 유포해 문 대통령과 준용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소환조사에서 김씨를 상대로 이 계정의 생성과 사용에 관여했는지는 물론, 휴대전화를 처분한 과정과 이유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