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
크리스티나 워드케 지음 / 박수성 옮김
한국경제신문 한경BP / 236쪽│1만6000원
[ 윤정현 기자 ]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실리콘밸리 기업가는 많다. 크리스티나 워드케 워드케컨설팅 대표는 들은 얘기를 발설하거나 따라 하지 않겠다는 ‘기밀유지협약서’부터 들이미는 이들을 수없이 만났다. 하지만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가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을 쓴 이유다. 저자는 “아이디어는 쉽게 떠오르지만 어려운 것은 거기서 한 발짝 나아가 현실로 만드는 일”이라고 조언한다. 아이디어에 적합한 형태를 찾는 것, 즉 소비자가 그 상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돈을 지급할 만큼 신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OKR’은 이를 향한 실행법이다. O(objective)는 목표, KR(key results)은 핵심 결과 지표를 뜻한다. OKR은 인텔이 처음 고안했고 이후 구글, 징가, 링크트인, 제너럴어셈블리 같은 조직에서 빠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끈 시스템이다. 저자도 이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많은 신생 기업이 성과를 내도록 이끌었다. 기업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어떻게 달성했는지 추적할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틀인 셈이다.
책은 해나와 잭이라는 벤처기업가들의 가상 이야기를 통해 OKR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회사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영감을 주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 기업들이 통상 제시하는 ‘전 분기 대비 이익 10% 증가’ 같은 식이 아니다. 숫자는 아니더라도 ‘A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유치’처럼 명확한 목표가 좋다.
이렇게 몇 가지 목표를 정하고 그것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관리한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은 정작 중요한 일은 못하고 산만한 작업 환경 속에서 직원들이 쓸데없는 잡무에 매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업무는 잡일의 목록이어서는 안 되며 공유하는 목표들을 향한 집단의 노력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달성하려고 애쓰는 것이 무엇인지 수시로 상기시키고 팀이 공동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점검 시간을 가진다. 주간 우선순위 목록을 정하고 그 일들을 실행하고 있는지 계속 살펴보는 것이다. 저자는 “월요일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한 주를 시작하는 효과는 강력하다”며 “금요일에는 달성한 것을 축하하는 데 전념하고 축하하는 규칙적인 리듬을 형성하면 목표를 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진다”고 서술한다.
‘1주일 리듬 만들기’뿐 아니라 ‘3개월 계획 세우기’, 그리고 제품 개발과 업무 평가 등에도 OKR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실무적인 차원에서 참고할 수 있다. 팀 내 어떤 위치에 있든 빠르게 바뀌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의 변화를 고민 중인 독자에게 유용한 책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