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차기총수 1순위' 구자은 회장 승진

입력 2018-11-27 17:56
디지털혁신추진단 단장도 맡아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앞장설 듯

LS 주요 계열사 CEO 모두 유임
그룹 첫 여성 임원도 탄생


[ 고재연 기자 ]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이 27일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총수직 승계 작업이 한 단계 더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LS그룹의 ‘사촌 경영’ 전통도 이어지게 됐다.

LS그룹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故)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 등 이른바 ‘태평두 삼형제’가 LG전선그룹을 계열분리해 설립한 그룹이다. 2세 경영 체제에 들어서면서도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이 생기지 않은 이유는 LS그룹이 사촌 경영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10년간 그룹 총수 역할을 하다가 2013년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에게 총수직을 물려줬다. 구자열 회장도 10년간 그룹을 이끈 뒤 구두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회장에게 총수직을 물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구자은 회장은 이번 인사로 (주)LS에 신설되는 디지털혁신추진단장까지 맡게 되면서 그룹 내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됐다. 디지털혁신추진단은 그룹의 미래전략인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조직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인재 양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구자은 회장은 사원으로 시작해 20여 년 동안 LS전선과 LG전자, LG상사, GS칼텍스, LS니꼬동제련 등을 거치며 전자, 상사, 정유, 비철금속, 기계, 통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

3세 중에는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아들인 구본규 LS산전 전무가 LS엠트론 경영관리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리를 옮긴다. 구자열 회장의 아들인 구동휘 LS산전 상무는 (주)LS로 이동해 기존 경영진단팀을 개편한 밸류매니지먼트부문장을 맡는다.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의 아들인 구본권 LS니꼬동제련 부장은 이사로 승진했다.

그룹 창립 이래 첫 여성 임원도 탄생했다. 이번에 신규 임원으로 승진한 이유미 (주)LS 사업전략본부장(이사)은 맥킨지컨설팅과 (주)두산 등을 거쳤다. 2010년부터 LS그룹 지주사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디지털 전환 등을 추진해왔다.

LS그룹의 이번 인사에서 총 28명이 승진했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전원 유임됐다. LS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에 대비해 승진 폭을 지난해(39명)보다 다소 축소했다”며 “능력이 검증된 CEO들을 전원 유임시켜 조직을 안정화하고, 디지털 전환 등 그룹의 미래 준비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