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커진' 배당주 펀드에 투자금 몰린다

입력 2018-11-27 17:36
증시 하락으로 배당수익률↑·한 달만 투자해도 수익

변동성 장세서 안정적 투자 선호
최근 6개월 새 2400억 유입
상장사 배당수익률 2.4% 넘을듯

전문가들 "펀드 고를 때 배당수익률도 함께 챙겨야"


[ 나수지 기자 ]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배당기준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배당주 펀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달만 투자해도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증시 하락으로 배당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뚜렷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도 배당주 펀드로 모이고 있다.


한 달 새 1268억원 순유입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 159개에는 최근 6개월 동안 2391억원이 몰렸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최근 한 달 동안 1231억원이 집중적으로 들어왔다. 이 기간에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테마펀드 40개 유형 가운데 레버리지 다음으로 많은 자금이 몰렸다.

한 달 동안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펀드는 ‘미래에셋 배당프리미엄’이었다. 이 기간에 269억원 순유입됐다. ‘KB 액티브배당’(최근 한 달 순유입액 176억원), ‘피델리티 글로벌배당인컴’(170억원)에도 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펀드는 ‘DB 진주찾기고배당’(최근 한 달 수익률 4.48%)이었다. ‘동양 중소형고배당’(3.75%) ‘삼성 배당주장기’(2.75%) 등도 단기간에 비교적 높은 수익을 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배당주 성과를 분석해보면 작년과 같은 상승장을 제외하면 지수가 하락하거나 박스권에 갇혀 있을 때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았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이익을 투자에 쓰기보다 배당으로 분배하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들어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배당수익률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배당수익률은 주당배당금을 주가로 나눠 구한다. 배당금이 동일하다면 주가가 떨어질수록 배당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커진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는 추세인 데다 증시 조정으로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 배당수익률이 2.4%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배당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시장금리를 웃돌면서 배당주 매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펀드 배당수익률 함께 살펴야

배당받을 수 있는 배당기준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것도 투자자들이 배당주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짧은 기간에 배당수익을 확정할 수 있어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배당받을 수 있는 시점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주가는 올 들어 최저 수준”이라며 “배당주에 투자할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배당주 펀드를 고를 때 펀드 성과뿐만 아니라 펀드별 배당수익률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 수준에 주식을 매입하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고배당주에 투자하면 매년 배당수익이 쌓여 수익률이 개선되듯이 펀드별 배당수익률에 따라 장기 성과가 갈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주당배당금(DPS) 기준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삼성 배당주 장기’였다. 이 펀드 배당수익률은 3.08%로 국내에 출시된 배당주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3%대를 기록했다. 한국밸류 10년투자배당(배당수익률 2.79%), 베어링 고배당(2.67%) 등이 뒤를 이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