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학교 일본IT기업주문반(컴퓨터정보계열) 3학년 학생들이 일본 도쿄 올림픽기념청소년센터 세미나실서 이데이 노부유키 전 소니 회장의 특강을 듣고있다.
“ ‘회사를 생각해서 이렇게 판단했습니다’라고 회사에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데이 노부유키(出井伸之) 전 소니 회장이 일본을 찾은 영진전문대학교 학생들에게 글로벌 인재상을 제시하면서 한 말이다.
이데이 회장이 26일 일본 도쿄 올림픽기념청소년센터 세미나실서 일본기업 채용면접 연수에 참석한 영진전문대학교 일본IT기업주문반(컴퓨터정보계열) 3학년생 59명과 마주했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특강과 질의응답에서 이데아 회장은 그동안 쌓은 글로벌 CEO로서 경험과 세계 경제 동향, 세계를 무대로 꿈을 키워 나갈 인재상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세계정세의 변화를 짚었다.
“1990년대 미국군에서 사용하던 용어인 뷰카(VUCA)가 현실화 됐고, 군사적으로 이용된 인터넷이 세상을 크게 바꿔 놓았다. 가장 변화중인 나라는 중국이고, 엄청난 준비를 하는 곳도 중국이다. 세계 경제의 복잡성과 모호성 등의 상황 속에 한국은 어떻게 변화할지 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강연에 이어 질의응답 시간엔 영진 학생들의 질문에 진지하면서도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신입사원부터 소니의 회장이 되기까지 가장 열심히 한 것은 무엇인지”란 질문에 “문과인 국제경제학과를 나와 고생했다. 이과 사람은 문과분야를 배우고 문과는 후에 기술을 배우는 등 둘 다 할 수 있어야 했다. 그게 가장 재미있었던 점”이었다면서 좌충우돌하며 성장한 과정을 소개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의견을 가지는 것이 좋다. ‘회사를 생각해서 이렇게 판단했다’고 회사에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예스맨이라고 불리는 것보다는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기업가로서 스트레스가 많았을 텐데 이를 관리할 방법을 묻자 “스트레스는 있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다. 스트레스가 없으면 배울 의욕도 없을 것이다. 소니 뮤직을 할 때 대기실에 가보면 노래하기 전 엄청나게 긴장하는 모습을 봤는데 그때 ‘당신은 호랑이고 듣는 사람은 고양이니까 긴장할 필요가 없다’고 한 적이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가 있는 것은 찬스라고 생각하고 힘내 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일본으로 취업하고 슬럼프에 빠졌을 때 조언을 듣고 싶다”는 질문에 “목표를 다시 세우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데이 회장은 강연을 마치며 “인간으로서 이건 내가 특기라고 할 수 있는 걸 만들어라. 문화, 음악, 클래식 등 여러 가지에 흥미를 가졌으면 한다. 과학과 예술은 한 쌍이 돼 있다”고 했다. 이어 “취업하면 어떤 회사든 3년에 한 번은 부서를 바꾸는 편이 좋다. 기대감을 가지고 기죽지 말고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힘내주길 바란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강연을 들은 권범수(22, 소프트뱅크 합격)씨는 “소니 성장과 함께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과 마주하니 신병이 된 기분이 들었다. 낯선 일본 생활을 하게 될 저희에게 ‘자신만의 신념을 관철해나갔으면 좋겠다’라는 당부가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이달 10일부터 일본 채용 면접연수에 나선 영진전문대학교 일본IT기업주문반은 전원 일본 기업에 합격하는 성과를 냈다. 소프트뱅크 6명 등 글로벌 대기업과 상장기업 등에 59명 전원이 합격해 7년 연속 100% 일본 취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