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직무대행 꼬리표를 뗀다. 유령배당 사태로 흔들린 조직을 잘 추스르고 경영을 안정시킨 점이 대표이사로 추천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장석훈 대행의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을 위해 불려놓은 자본을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더불어 무너진 브랜드 신뢰도를 다시 쌓아올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장성훈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공식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추천했다.
장 대행은 1963년생(만 55세)으로 홍대부고와 연세대학교 경제학 학사, 위스콘신대학교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1995년 삼성증권 기획팀으로 입사해 증권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리스크관리, 삼품지원, 인사, 경영지원, 대표이사 직무대행 등을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23년을 삼성증권에 몸담은 '삼성증권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장 대행은 지난 7월부터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아 경영 안정화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보다 강화된 리더십으로 삼성증권의 제 2도약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행이 우선 직면한 과제는 불려놓은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올해 3분기 삼성증권 영업수익을 살펴보면 순수탁수수료가 6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운용손익 및 금융수지가 1212억원으로 같은 기간 274%, 인수 및 자문수수료가 176억원으로 3% 늘어나는 등 고른 성장을 보였다.
특히 구조화상품 등 대체투자 확대로 자본 비즈니스 수익 비중이 전체 IB 실적의 53%로 확대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늘린 자본을 활용하는 방안은 이미 지난 7월부터 장 대행이 강조해오던 부분 중 하나'라며 "적극적인 자본 활용을 통한 국내외 대체투자 확대, 운용 수익성 강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삼성' 브랜드를 앞세워 충성 고객(고액 자산가)을 확보하고 있지만 유령배당 사태 이후 희석된 브랜드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는 일은 풀어야할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라는 것이 수치 상으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배당 사태 이후 삼성증권이 신뢰를 잃은 것은 반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주요 대상인 고객 자산가 수의 이탈은 없었지만 잠재 고객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회복해야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발행어음 사업은 아직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삼성증권은 배당 사고로 금융위원회로부터 6개월간 일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영업정지는 내년 1월 26일 끝나지만 영업정지 종료 이후 향후 2년간 신규인가를 낼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2021년 1월까지는 발행어음 사업을 진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