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최장수 CEO' 타이틀 물려받은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입력 2018-11-26 11:18
수정 2018-11-29 15:37
2008년부터 교보증권 '사령탑'…올해 5연임 성공
연임 배경, 수익 다각화 통한 꾸준한 호실적 '비결'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이 증권가 '최장수 대표이사(CEO)'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기존 최장수 CEO였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데 따른 것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해준 사장은 2008년부터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다. 올해 초 5번의 연임이 확정됐다. 그의 장수비결은 꾸준한 호실적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은 장흥고등학교와 전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1983년 '증권사관학교'로 불렸던 대우증권에 입사해 투자은행(IB), 기업금융, 자산관리, 법인영업 등 다양한 부서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5년 교보증권으로 적을 옮겨 IB본부장, 프로젝트금융본부장, 기업연금본부장, 기업금융그룹장을 거쳐 2008년 CEO로 취임했다.

올해 3월 교보증권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 사장의 재선임안을 최종의결했다. 다섯 번째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재선임 임기는 2년으로 오는 2020년까지 교보증권을 이끌 예정이다.

김 사장의 장수 비결은 꾸준한 호실적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3분기 교보증권은 연결 기준 순이익 1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68억원)보다 17.3% 증가한 수준이다. 3분기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많은 증권사들이 실적에 타격을 입었지만 교보증권은 꾸준하게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8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인 749억원에 가까워졌다. 2015년 기록했던 최대 순익인 789억원을 뛰어넘을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호황을 누렸던 과거와 달리 최근 같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꾸준하게 좋은 실적을 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며 "단순하게 실적이 연임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큰 기여를 한 점은 인정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이 꾸준한 실적을 낼 수 있는 배경에는 수익 다각화가 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장내외 파생상품분야를 제외한 위탁매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82% 늘었다. 자기매매와 투자은행 부문의 영업이익도 각각 26,34%, 9.2% 증가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교보증권은 타 중소형 증권사와 달리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낮아 이익 변동성이 크지 않다"며 "특히 OTC와 IB부문에서 대형사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교보증권은 수익 다각화 작업을 꽤 오래전부터 진행해왔다”며 "특히 브로커리지를 통한 수익 창출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SF), 중소기업 IB 업무 등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