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화재로 병원 응급접수 '마비'…국방부 전화도 먹통

입력 2018-11-25 14:50
수정 2018-11-25 14:52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 장애 복구가 늦어지면서 대학병원, 국방부, 보안서비스 등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25일 신촌 연세세브란스병원은 외부 통신망이 끊겼다. 응급실에서도 외부 전화를 수신할 수 없게 되면서 응급환자들이 전화 접수를 하는 대신 직접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이날 세브란스 병원에는 KT화재로 인한 전산장애 때문에 진료가 지연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외부로부터의 전화 수신이 안되고 있어 전화 예약도 못받고 있다”면서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도 안되는 상황이라 내일부터 예약에 차질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평동 서울적십자병원 응급실에서도 외부 통신망이 끊겼다. 최선섭 서울적십자병원 원무담당자는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주말에 여는 병원을 찾아보고 연락하지만 노인들은 병원 응급실에 곧장 전화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금 답답하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학병원은 내·외부전화가 모두 두절됐다. 순천향대학병원에서는 병원 방송으로 담당과와 환자를 연결해주다가 오후 1시께 내선전화만 복구됐다.

용산 국방부는 육군본부·공군본부 등 직통 연결망을 제외한 내·외부 통신망이 끊겼다. 국방부 관계자는 “직통 연결망은 별도 통신망을 이용하고 있어 화재 영향 받지 않았고, 인트라넷도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일반전화망은 가능한 빨리 복구될 수 있도록 조치 취하는 중”이라고 했다.

KT에서 운영하는 보안서비스 ‘텔레캅’도 먹통이 되면서 텔레캅의 도어락 감시장치, 폐쇄회로(CCTV)를 이용하는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주로 자영업자들이 텔레캅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신촌에 있는 한 대형약국 관계자는 “CCTV마저 작동을 안하니 이런날 도둑이라도 들면 큰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교통정보센터도 KT통신망을 이용하고 있었다. 화재때문에 시스템이 셧다운된 뒤로 서울시 버스 정보시스템 이용이 중단됐다. 서울 교통정보센터 측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KT측 서비스망이 복구되는 대로 버스 정보안내 단말기도 정상화 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이수빈/조아란/김남영/구민기/주은진/전범진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