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역대급' 코스닥 매도…17일간 1.2兆

입력 2018-11-22 18:10
코스닥 0.48% 내린 692.39

셀트리온헬스케어 순매도 1위
국민연금, 코스피로 자금 이동


[ 송종현 기자 ]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서 기록적인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년 만의 최장인 17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면서 이 기간에 1조2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지수는 기관들의 매도에 짓눌려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코스닥지수는 3.33포인트(0.48%) 내린 692.39로 장을 마쳤다. 기관은 이날 243억원어치를 팔아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들의 최근 코스닥 순매도 행진은 2016년 12월28일부터 2017년 1월31일까지 이어진 22거래일 연속 순매도 후 2년 만의 최장 기록이다. 기관은 최근 17거래일간 총 1조211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 가운데 증권사 등 금융투자사의 순매도 금액이 656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는 코스닥150 상장지수펀드(ETF) 등 ETF 매도물량이 포함돼 있다. 금융투자사 이외엔 연기금(2283억원) 자산운용사(740억원) 국가·지방자치단체(715억원) 순으로 매도 규모가 컸다. 기관은 최근 17거래일간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1172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에코프로(594억원) 펄어비스(534억원) 신라젠(499억원) 포스코켐텍(44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코스닥지수는 1일부터 29일까지 23.41% 급락했다. 629.70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지난 19일 702.13으로 올라 회복되는 듯했지만 기관 매물이 쏟아지면서 추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관 자금의 ‘탈(脫)코스닥’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주체로는 국민연금이 꼽힌다. 지난 10월 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취임한 것을 계기로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의 안정성 강화 차원에서 코스닥시장에 투자된 자금을 회수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나 배당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대장주’인 유가증권시장 셀트리온의 3분기 실적쇼크,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문제 등으로 코스닥시장 바이오주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내 인상될 경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코스닥 종목이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기관 매도 물량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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