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참여 아닌 투자 목적"
[ 김진성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21일 오후 3시35분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헤르메스가 한국철강의 주요 주주가 됐다.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진 틈을 타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헤르메스는 지난 20일 한국철강 지분 5.03%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한국철강 최대주주인 키스코홀딩스(40.81%), 장세홍 한국철강 사장의 모친 신금순 씨(10.86%), 국민연금(7.47%)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확보했다. 헤르메스는 이번 지분 매입을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경영 참여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헤르메스는 과거 삼성물산을 상대로 행동주의 투자 전략을 펼쳤다. 2004년 3월 삼성물산 지분 5%를 매입한 이후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경영에 개입했다. 그해 말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처분해 300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뒀다. 헤르메스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헤지펀드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온 자산운용사지만 당시 일로 국내에서는 행동주의 펀드로 각인됐다. 하지만 헤르메스에는 지금 행동주의 관련 부서가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선 헤르메스가 한국철강 주가의 반등 가능성을 보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한국철강은 지난 5월 9020원까지 올랐지만 그 이후 반 년간 내리막을 탔다. 이날 0.19% 오른 53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수익성 악화 때문에 자산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받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4배에 불과하다. 시가총액이 회사 자산 가치에 크게 못 미친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 철근 제조사들이 철근 기준가격을 인상하면서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철근 수요는 감소했지만 제품 판매가격 인상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철강은 반등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