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만 신풍제약 대표 "뇌졸중 치료제 2상 곧 재개…혁신 신약 개발 본격화할 것"

입력 2018-11-21 17:31
말라리아 치료제 판로 확대
혈관질환 신약 내년 유럽서 임상


[ 양병훈 기자 ] “이르면 내년 뇌졸중 신약의 임상시험 2상이 마무리됩니다. 이를 계기로 혁신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유제만 신풍제약 대표(62·사진)는 개발 중인 뇌졸중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SP-8203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신풍제약은 최근 SP-8203의 임상 2a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2b상 허가 신청을 냈다.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뇌졸중 치료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액티라제가 유일하다. 유 대표는 “액티라제는 투약 골든타임이 3~4시간으로 짧다”며 “SP-8203은 액티라제와 병용투여 용법으로 개발돼 골든타임을 6시간으로 늘리고 부작용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뇌졸중 사망자는 세계적으로 매년 600만 명에 이르는 만큼 개발에 성공하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약대를 나온 유 대표는 1981년 동화약품 연구원으로 제약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제일약품 부사장 등을 거쳐 2011년 신풍제약 연구개발(R&D)본부장으로 영입됐고 2014년 대표를 맡았다. 2001년 한국경제신문사가 주관한 다산기술상을 받았다.

신풍제약은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다. 관절 기능 개선제 하이알과 하이알포르테 등이 주력 제품이다. 유 대표는 “최근 말라리아 약 피라맥스의 판로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아프리카 18개국 및 캄보디아 정부·기업과 피라맥스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피라맥스는 어린이가 먹기 편한 과립제(가루약)로도 나온다는 점에서 알약 형태인 다른 말라리아 약과 차별화된다. 세계 말라리아 사망자의 70%는 5세 이하 어린이여서 과립제 수요가 크다.

신풍제약은 SP-8203을 시작으로 혁신 신약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혈관질환 등에 쓰는 항혈소판제 파이프라인 SP-8008의 전임상을 마쳤으며 내년 상반기 유럽에서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골관절염 신약 후보물질 하이알원은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