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케이·슬릭 '여혐' 디스ing
행사 취소, 타격까지
"'페미니스트'의 화자는 제가 아닙니다."
래퍼 산이가 커져가는 '여혐' 논란에 신곡 '페미니스트'에 대한 해명으로 태세전환에 나섰다. 그렇지만 논란은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페미니스트'에 대해 래퍼 제리케이, 슬릭까지 디스 곡을 발표하면서 힙합계까지 '혐오' 논란이 번지고 있다.
시작은 산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수역 폭행'과 관련된 동영상을 게재하면서부터다. 지난 13일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남녀 분쟁으로 과열되는 상황에서 산이가 동영상을 게재하면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나왔던 것.
산이는 이에 대한 해명 없이 유튜브를 통해 '페미니스트'란 곡을 발표했다. 해당 곡에 여성의 군 입대, 남녀간의 임금격차를 언급했고, 그 내용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남녀평등과 맞지 않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제리케이는 'NO YOU ARE NOT'을 통해 "맞는 말 딱 한 개, 가부장제의 피해자", "님도 모르게 꿀 빤 게 한 두 갤 거 같애"라고 산이의 주장에 반박했다. 산이가 맞디스곡 '6.9cm'를 발표하며 "맞아도 되는 사람 당연 없지만 제리케이 넌 이 새벽부터 좀 맞아야겠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하자, 제리케이는 SNS를 통해 "대응할 노래 안 만듭니다. 행사 짤려서 화난 건 회사한테 화내시길 그전에 회사 입장도 한번 생각하시구요"라고 응수했다.
슬릭도 'EQUALIST'라는 곡을 통해 "참 뻔뻔해 저게 딱 한남 특유의 근자감. 1호선 할배들도 안 하는 소리를 너한테 다 듣는다야"고 산이의 '페미니스트' 가사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바라는 것 죽이지 않기. 강간하지 않기. 폭행하지 않기"라고 최근 불거진 '남성혐오' 밑바닥에 깔린 여성들의 두려움을 언급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산이는 19일 인스타그램에 "내가 사랑하는 오랜 팬인 친구가 날 10년간 지지하고 믿었는데 팬으로 살아온 시간이 후회된다고 배신감 느낀다고 이게 정말 오빠 생각이냐고 오빠가 깨닫고 저건 아니라고 제발 말해달라는 글을 봤다"며 "이 곡은 여성을 혐오하는 곡이 아니다. 곡을 다시 한 번 잘 들어봐주면 곡에 등장하는 화자는 내가 아니다"고 해명하는 글을 게재했다.
또 "곡 본래 의도는 화자처럼 겉은 페미니스트, 성평등, 여성을 존중한다 말하지만 속은 위선적이고 앞뒤도 안 맞는 모순적인 말과 행동으로 여성을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을 비판하는 내용"이라면서 "내 설명이 그 친구와 혹은 그 친구와 비슷한 상처를 느꼈을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산이의 해명에도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산이 역시 예정된 공연 스케줄이 취소된 상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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