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아태 국가, 경제 복원력 강화해 대외충격 대응능력 높여야"

입력 2018-11-19 09:32
수정 2018-11-19 09:5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 국가들의 금융 및 경제 안정성 제고를 위해서는 대외 충격으로 인한 자본 유출입 확대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제 전반의 복원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한은과 국제결제은행(BIS)이 '아태지역 채권시장의 구조, 참가자 및 가격 형성'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콘퍼런스의 개회사를 통해 "(아태지역 국가들이) 경상수지 개선, 외환보유액 확충, 환율 유연성 확대 등을 통해 대외리스크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콘퍼런스는 오는 20일까지 열린다.

이 총재는 아태 지역의 채권 시장 발달은 해당 지역 금융시장의 발전과 정책 운용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으나 동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우선 금리 중심의 통화정책 운영체계가 원활히 정착하는 데 크게 기여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였고, 단기 은행차입과 주식투자에 의존하던 외국인 자본 유입 경로가 다양화되면서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의 역내 채권 보유 비중이 높아지면서 채권금리가 자국의 경제상황이나 통화정책 외에도 글로벌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동안 대거 유입된 외국인 채권자금이 대규모 유출로 반전될 경우 금융 및 외환시장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글로벌 여건 변화로 일부 신흥국의 주가, 환율,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점을 예로 들었다.

이 총재는 아태 지역 국가의 금융·경제 안정성 제고를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복원력을 강화하고, 금융안전망 확충을 위한 국제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채권 시장 투자자 다변화 등 시장의 하부구조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태 지역 국가들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아시아 채권 시장 이니셔티브(ABMI), 아시아채권기금(ABF) 등을 통해 역내 금융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아시아 역내 차원뿐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BIS 등 국제기구와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한 협력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시장 투자자 다변화,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발행·유통 제도 선진화 등 시장의 하부구조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계속 기울여 나가야 하겠다"며 "이를 통해 채권시장의 규모와 유동성을 확대해 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