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車산업 '심장'된 충칭…"한국에도 자동차 수출"

입력 2018-11-18 18:21
충칭 현장리포트

車 생산량 3년 만에 50% 급증
토지·금융·세금 등 우대정책에
GM 등 38개 완성차업체 진출


[ 박종관 기자 ]
“이 공장에 오면 1990년대 한국의 역동적인 산업 현장으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중국 충칭시의 완성차업체 둥펑소콘 글로리 공장. 옛 대우자동차(현 한국GM) 출신인 한 둥펑소콘 관계자는 활기차게 돌아가는 생산라인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2500여 명의 평균 나이는 28세. 연 평균 급여는 7만2000위안(약 12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연 평균 임금(9072만원)의 13%에 불과한 임금을 받고 있지만 불만을 갖는 직원들은 거의 없다고 현지 관리자는 설명했다. 둥펑소콘은 중국 완성차업체 둥펑그룹과 소콘그룹의 합작회사다.

중국 남서부의 충칭시가 중국 자동차산업의 ‘심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값싼 인건비와 유연한 노동시장, 다양한 세제 혜택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토대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유치한 덕분에 중국 최대 자동차 도시로 도약했다는 평가다.

충칭시 자동차 생산량의 80%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량장신구는 2020년까지 외국 투자기업에 기업소득세의 15%를 감면해줄 계획이다. 연구개발(R&D) 산업과 연구소, 고등교육기관 종사자에게는 주택보조금도 지원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충칭으로 몰려들고 있다. GM과 포드를 비롯한 38개 완성차 업체와 840여 개 부품업체가 공장을 세웠다. 충칭시에 따르면 2013년 215만 대였던 자동차 생산량이 2016년 316만 대로 늘어났다. 3년 만에 생산량이 50% 가까이 증가하면서 중국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생산하는 도시가 됐다.

충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중국 완성차업체들은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충칭시의 자동차 수출액은 5억4635만달러(약 6180억원)로 2016년보다 20.7% 늘어났다.

한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현지 업체도 적지 않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둥펑소콘이다. 이 회사는 한국 신원CK모터스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지난 5월 소형 상용차 5개 차종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이 모델들은 안전·환경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내년 단종을 앞두고 있는 한국GM의 라보와 다마스 수요를 대체할 전망이다.

중국 완성차업체의 가장 큰 무기는 저렴한 가격이다. 둥펑소콘의 1t급 소형트럭 C31 판매가격은 1250만원으로 현대차 포터의 최저가 모델보다 300만원가량 싸다. 현지에서 만난 이강수 신원CK모터스 사장은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에서도 자신 있다”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승용차도 한국에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칭=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