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위원장이 민주노총과 연일 각세우는 이유는?

입력 2018-11-18 16:35
수정 2018-11-18 16:44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배격과 노동개혁 등을 위한 ‘여야정 라운드테이블’을 핵심 의제로 내세우며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민주노총과의 결별을 각오하고 과감하게 노동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노동개혁을 해야 현 정부 정책 기조인 ‘포용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노총은 대통령과 정부·여당도 어찌하지 못하는 무소불위의 권력 집단이 돼 투자와 산업 구조조정, 신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내가 제안한 여야정 라운드테이블과 관련해 좋은 답을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이 같은 제안을 공식적인 메시지로 던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지난 15일 문 대통령을 향해 “민주노총으로부터 (정책의)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는 다시 살아나기가 힘들다”며 “민주노총과 결별하고 야당과 손을 잡으시라”고 말했다. 다음날인 16일에도 “민주노총과 단호히 결별하겠다는 결단만 있으면 한국당이 적극 협조할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강력한 우군이 돼드리겠다”고 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노동개혁을 고리로 여야정 대화 채널을 복원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김 위원장 측은 설명했다. 그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원책 변호사 조직강화특위 위원 해촉 사건’ 등 내부 문제로 예봉이 꺾인 한국당이 침체 국면을 돌파하고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했다.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여권이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일부러 해 정쟁을 유발하는 ‘선언적인’ 수준이 전혀 아니다”며 “김 위원장은 청와대나 여당에서 반응이 오기를 정말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선 노동개혁밖에 답이 없다는 생각”이라며 “여권도 마침 노동계와 정면대결하고 있는 만큼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